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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한방진료 급증…"보험료 인상 가능성"

  • 2019.07.26(금) 16:22

경상환자 10명 중 6명 한방진료
"한방진료비 일반 병·의원 10배"
차보험 손해율 악화 주범 지목

한방진료비 증가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일반 병·의원 대비 비급여가 많고 수가도 높은데 가벼운 증상으로 치료를 받는 경상환자를 중심으로 한방치료를 받는 비중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26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사고로 인해 지급된 자동차보험 총 진료비는 1조165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2014년(9639억원)과 비교하면 20.96%가 증가했다. 이중 한방진료비는 지난해 4539억원으로 2014년보다 145.27% 급증했다.

전체 자동차보험 진료비에서 한방진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9.2%(2014년),  29.2%(2016년), 38.9%(2018년)으로 매년 늘고 있다. 교통사고환자 10명중 4명은 한방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셈이다.

이 같은 추세는 경증환자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자동차보험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주요 손보사 4곳(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진료비(6936억원) 중 한방진료비는 2986억원(43.0%)에 달했다.

특히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시행령 상 상해급수가 12~14급인 경상환자의 경우 전체 진료비 4383억원 중 한방진료비가 61.6%(2701억원)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목염좌 등 가벼운 사고일수록 일반 병원보다 한방병원(한의원 포함)을 더 많이 찾는다는 얘기다. 개별회사별로 보면 한방진료비가 양방진료비의 2배 가량인 곳도 있다.

정비수가 인상, 노동가동연한 연장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는 가운데 구체적인 비급여수가가 없는 한방진료비의 상승은 향후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지속적으로 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세하락 보상금 확대 등 보험금 지급이 늘어나는 제도적 변화들이 한꺼번에 반영되는 가운데 보험료 인상은 쉽지 않아 손해율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한방진료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손해율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일한 발목염좌(14급) 환자가 2주 동안 통원치료를 받는다고 했을 때 정형외과 대비 한방병원(한의원 포함) 진료비가 많게는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며 "비급여 항목의 진료수가 기준이 모호하고 한의원, 한반병원 간의 진료비 차이도 크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화재에 따르면 동일증상 환자에 대한 한방병원 진료비 편차가 약침의 경우 상위 10% 평균 진료비가 22만7985원, 하위 10% 평균이 9978원으로 23배 가까이 차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진료수가가 최근에야 마련된 한방물리요법의 경우 한방병원 상위 10% 평균 진료비가 65만4073원, 하위 10% 평균 진료비가 4443원으로 의료기관에 따라 진료비가 147배나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한방비급여는 세부적인 진료행위 기준 등이 마련되지 않아 동일증상 환자들의 의료기관별(한방병원·한의원 등) 진료행위, 비용, 치료기간이 제각각으로 편차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에 따른 누수보험금이 급증하고 있어 향후 손해율 폭등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어 "전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87.1% ▲현대해상 86.5% ▲DB손보 86.8% ▲KB손보 86.8%를 기록했다. 통상 자동차보험 사업비율이 20%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모두 적정손해율(78% 수준) 이상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는 곧 자동차보험에서 손실을 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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