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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산업 비상벨이 울린다]⑦커지는 보험 M&A시장…답일까

  • 2019.12.18(수) 10:58

KDB·푸르덴셜생명, 더케이손보..업황악화에 매물 잇따라
금융지주 포트폴리오 확대·대형화 필요성에 관심
중소사 생존 타개책 vs 리스크 더 키울 위험..의견 분분

보험산업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핵심 사업의 데이터는 일제히 '역성장'을 보여주고 있고 무엇보다 위기의 내용이 복합적이어서 실타래를 풀기가 쉽지 않다. 보험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어디로 가야할 지 모색해본다. [편집자]

업황부진에 시달리는 보험사들이 연이어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매각하기 위해 네번째 시도 중이고 안정적인 고객 데이터베이스(DB)가 강점인 더케이손보도 매물로 나온 상태다. 더욱이 알짜회사로 불리는 푸르덴셜생명이 깜짝 매물로 등장하며 보험업계에 새로운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 사태 이후 잠재적 매물로 얘기되는 동양생명, ABL생명을 비롯해 MG손보와 올해 사모펀드(PEF)에 인수된 롯데손보도 향후 잠정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어 보험사 M&A시장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보험사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사모펀드를 비롯해 비금융분야 확대를 노리는 금융지주사들도 옥석가리기에 나섰다.

현재 하나금융은 더케이손보 입찰에 단독 참여한 상태로 교직원공제회와 본입찰 일정을 조율 중이다. 더케이손보는 자동차보험 주력 회사지만 일반보험, 장기보험을 포함한 종합손해보험사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있다. 또한 교직원공제회를 통해 확보한 고객 DB 활용가치가 높다는 점도 강점이다. 손보사가 없는 하나금융이 품에 안을 경우 단기보험, 미니보험 등 비대면채널 확대가 용의해 시너지가 기대된다.

다만 더케이손보는 시장 지배력이 크지 않고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 비중이 높아 올해 3분기말 11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급여력비율(RBC)도 169.15%로 당국 권고치(150%)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차후 새 보험국제회계제도(IFRS17) 및 신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위해서는 추가 자본확충이 예상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미국 모회사인 푸르덴셜파이낸셜이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주요 후보들에게 티저레터를 발송하면서 깜짝 매물로 등장했다. 금융지주회사와 대형 사모펀드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푸르덴셜생명은 24개 생보사 가운데 자산규모(20조8000억원)로는 11위지만 3분기말 기준 당기순이익은 1465억원으로 7위다. RBC비율도 515.04%로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신한금융의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리딩뱅크 경쟁에서 밀린 KB금융지주는 규모 있는 생보사 인수가 시급한만큼 1순위로 꼽힌다.

다만 알짜매물로 알려진 푸르덴셜생명은 종신보험 비중이 전체계약의 80%를 넘는다는 점이 향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초장기부채인 종신보험은 IFRS17 도입시 다른 상품대비 재무적 부담이 높다. 현재 상태에서는 사차익(위험률차이익) 마진이 높고 RBC도 높아 자본확충 부담이 없지만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매칭기간이 25년 이상을 넘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위험에 노출돼 있다. 또한 종신보험의 높은 예정이율과 최저보증이율에 따른 보증비용 역시 부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종신보험은 최저보증이율이 너무 높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보증비용도 문제지만 최저보증이율이 1%대라고 해도 종신보험은 예정이율은 2%가 넘어 과거 상품이 아닌 현재를 기준으로 자산과 부채의 매칭이 이뤄진다고 해도 장기채에서 2% 이상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이미 역마진이 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KDB생명의 경우 매물들이 쏟아지면서 매각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711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구조조정으로 인해 영업기반이 약하고 과거 판매한 확정형 이율상품들로 추가적인 자본확충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산업은행이 1조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한 만큼 규모대비 매각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다는 점도 단점이다.

이외에도 2022년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를 시가평가 함에 따라 자본확충 여력이 낮은 보험사들이 대거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대마불사, M&A 생존위한 타개책 될까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M&A 여파가 업황악화에 따른 현상이라기 보다 악재를 뚫고 나갈 타개책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을 둘러싼 황경으로 인해 더이상 양적확대가 어려워진 만큼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들이 살아남기가 어려워졌다"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규모를 키워 규모의 경제에 따른 수익확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M&A는 중소사들에게 있어 필수불가결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저출산, 저성장, 고령화로 보험가입 가망인구가 축소되고 수입보험료가 줄어드는 등 보험시장이 축소되며 보험산업은 성장이 아닌 생존 단계에 놓였다. 즉 이같은 보험시장의 축소는 서로의 것을 뺏고 지켜야 하는 '제로섬' 게임에 돌입했다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어느 회사가 수익을 높이거나 유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회사의 이익과 계약을 뺏어와야 한다는 것이고 이를 잘 지켜야만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는 때가 왔다.

이는 결국 대형사에 유리한 싸움이며 중소형사들의 경우 점점 시장을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 규모가 클수록 더 잘 뺏고 더 잘 지킬 수 있는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보험산업 위기 가운데 이른바 '대마불사'론이 부각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소 보험사들이 뭉쳐야 대응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건 일반론적인 측면에서 맞는 이야기"라며 "수입보험료 규모가 작으면 회사에서 지출되는 고정비를 감당하기 어렵고 분야별 안정된 통계를 얻기 어려워 통계적 안정성과 고정비에 대한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보면 작은 회사들의 M&A가 위기를 타파할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M&A로 몸집 불리면?

크기를 키우는 것이 무조건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반론 역시 나온다.

크기를 키워 비용을 축소하고 상품개발 등에 보다 많은 인력을 투입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바꾸자는 것이지만 각 회사들이 보유한 상품의 성격이 다른 만큼 오히려 규모가 커질수록 겪는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규모가 클수록 자본확충 필요성이 높아지고 위기에 대한 빠른 대처 가능성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병건 연구원은 "일반론적인 관점에서 중소형사들이 뭉치는 것이 문제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지만 문제는 과거 상품의 역마진이 심각한 상태에서 현재 판매하는 상품들 역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현재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규모만 키우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대형화로 인해 문제점이 더 부각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형화로 규모를 키운다고 해도 실질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결합시 특약이 많은 상품들로 인해 데이터(DB) 확보에 따른 실효성이 나올 수 있을지, 규모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가져올 수 있을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규모를 키웠을 때 리스크도 같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규모를 어떤 방식으로 키울 것이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강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기존에 보험사들이 매물로 나왔을 때는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보험사를 사들였지만 IFRS17 도입 이후가 되면 발생주의회계, 즉 사고가 난후 보험료가 수익으로 잡히기 때문에 매출 기준으로 보험사를 매입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진다"며 "보유계약의 수익성을 따져 '알짜'를 가리는데 이는 규제자본에 대한 부담여부를 따지는 것으로 만약 충분한 자본여력이 있을 경우에는 이와 상관없이 고객기반이 넓고 규모가 더 큰 보험사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의 푸본생명이 푸본현대생명에 자금을 투입한 것도 한 예"라며 "결국 향후 보험시장은 보유자본과 개별사정에 따라 새 주인을 맞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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