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등 가계신용 증가로 국내 금융불균형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국내 경제의 금융불균형 수준은 25로 2001~2009년까지 약 20년간의 장기평균값(0)을 웃돌았다.
금융불균형은 실물경제와 괴리된 과도한 신용증가와 자산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불균형이 축적될수록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진다.
국제결제은행(BIS)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그동안 가계신용과 기업신용을 단순 합산해 금융불균형을 평가해왔으나 한은은 이를 분리한 새로운 측정방식을 고안했다.
그 결과 국내 금융불균형은 2017년 3분기 이후 장기평균을 상회하기 시작해 지난해 2분기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100)의 4분의 1, 2003년 카드사태(56)의 절반 수준에 각각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큰 요인은 가계신용 증가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2분기 현재 가계신용은 1769조원으로 2008년 금융위기(819조원) 때와 비교해 갑절로 증가했다. 가계신용이 금융불균형에 미치는 기여도는 55.7%에 달했다.
정연수 한은 금융안정연구팀장은 "단기적인 금융불안 징후는 나타나지 않으나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은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가계신용의 금융불균형 기여도가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