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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접수하자'…진격의 네이버·카카오

  • 2020.05.20(수) 16:41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 중심 수신·인증·결제 속도
카카오, 은행·증권 이어 디지털손해보점 추진
기존 금융사, ICT플랫폼 위력에 긴장

국내를 대표하는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금융산업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에 제공하던 간편결제 등을 넘어 은행, 증권, 보험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에 기존 금융사들은 "그간 핀테크 기업과의 경쟁은 진정한 경쟁이 아니었다"며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 네이버, 수신·인증·결제 진출 속도

네이버의 금융특화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말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 통장을 출시할 예정이다.

증권사와 함께 손잡고 내놓는 통장인 만큼 형식은 CMA(종합자산관리계좌) 통장이다. 예적금과 달리 미래에셋대우가 고객 예치금을 운용한 결과에 따라 이자 명목의 수익을 제공한다.

주목할 점은 이 상품 가입 고객이 네이버페이와 연동할 경우 수익과 포인트 적립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이다.

네이버 통장 가입자는 네이버페이 전월 결제 실적에 따라 최대 연 3%(100만원 이내)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이 통장으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충전하고 네이버의 콘텐츠 구매 등에 사용하면 결제금액의 최대 3%까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최근 네이버는 자체 개발 웹 브라우저인 '웨일 브라우저'에서 브라우저 인증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금융결제원과 협력하기로 한 것 역시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PC 등에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웨일' 브라우저 하나에 인증방식을 저장해 각종 금융서비스를 활용하거나 공공민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인인증서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이 처리되면 종전의 공인인증서 뿐만 아니라 사설인증서 역시 사용이 가능하다.

네이버가 자체 브라우저에 금융결제원의 인증을 받은 인증방식을 첨부하는 만큼 정보인증-결제까지 과정을 한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결제 분야에서는 '네이버페이'가 자리를 잡은지 오래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네이버페이 월간 결제자 수는 1250만명이며 연간 거래액은 20조924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이번 네이버통장 출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금융업 진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네이버는 꾸준히 국내 금융산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밝혀왔다.

한성숙 네이버 의장은 지난해 있었던 컨퍼런스 콜을 통해 "(네이버 파이낸셜은)증권, 보험, 대출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확장시켜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카카오, 은행-증권-결제 이어 보험까지

네이버에 비해 한발 앞서 금융시장에 진출한 카카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의 대표적인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는 최근 핵심인 모바일뱅킹 앱을 전면 개편했다. 편의성이라는 최대 장점을 강화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려는 목적에서다. [현장에서]적금통장만 12개, 바뀐 카카오뱅크 앱 써보니

여기에 신규고객 유치를 위한 신상품 개발에도 한창이다.

네이버가 금융산업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 '네이버 파이낸셜'을 설립했다면 카카오는 '카카오페이'가 금융산업 진출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일단 카카오페이는 결제 부분에서는 네이버페이보다 앞선다는 평가다. 카카오페이는 가입자 3000만명을 바탕으로 지난해 간편결제·송금 등에서 거래액 48조원을 달성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월에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으로 이름을 바꾼뒤 '카카오페이 중심의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사례가 페이백이다. 그간 카카오페이는 별도 계좌개설 없이 카카오페이에 적립해 결제할 경우 한달에 30번 가량 결제금액의 일부를 환급해 주는 서비스를 진행했지만, 현재는 이를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로 연결시킬 경우 3% 페이백 해주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여기에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계좌 연결 인증 절차를 간소화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시너지도 높였다. 전통적인 금융지주사의 핵심 전략인 '계열사간 시너지 확대'에 나선 셈이다.

카카오페이는 또 삼성화재와 손잡고 디지털 전문 손해보험사설립을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애초 지난해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다소 늦어지고 있다.

◇ 기존 금융사, ICT 플랫폼의 힘에 긴장 

네이버와 카카오가 동시에 금융산업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가장 긴장하는 곳은 전통의 금융회사들이다.

그간 숱한 핀테크기업들의 도전들을 이겨내거나 상생해온 금융회사들이지만 이번에는 상대가 다르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어서다.

한 금융지주사 디지털 부서 관계자는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을 중심으로,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그간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경계하기는 했지만 네이버와 카카오의 진출 속도를 보면 위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흑자로 전환한 시점이 이들의 경쟁력을 가장 잘 나타낸다고 분석이다.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 순익은 185억원으로 지난 한해 실적(137억원)을 이미 뛰어 넘었다.

해외 인터넷전문은행이 흑자전환하기까지 통상 5년 정도가 걸렸는데 카카오뱅크는 3년만에 흑자전환을 했고 이익 증가폭도 크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흥행은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힘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여진다"며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의 힘이 있었고 네이버 역시 국내 최대 포털이라는 플랫폼을 갖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 계열사들이 서로 땅따먹기를 해왔다면 이제는 새로운 신흥세력이 등장하고 있는셈"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지주사들도 이들에 대항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카카오페이의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소식 이후 더 케이손보를 인수해 디지털손해보험사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디지털 전문 자회사인 신한DS와 신한AI에 경쟁력을 강화시켜 디지털 부분의 강점을 끌어내는 모습이다.

은행 디지털 부서 관계자는 "전통의 금융지주들이 가지고 있는 힘은 분명히 있다"며 "네이버와 카카오 등 금융산업으로 진출하는 대형 ICT기업들에게 대응하기 위해 플랫폼을 만들수는 없는 만큼 그들만큼의 디지털 기술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져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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