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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편입 P2P금융 '옥석가리기' 본격화

  • 2020.08.27(목) 16:04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로 부작용 속출
P2P법 도입으로 중금리 대출 대안될까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이하 P2P법)'이 27일 시행되면서 그동안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P2P금융(온라인투자연계금융)이 제도권으로 편입됐다.

진입장벽과 대출 요건을 강화하고, 투자자 보호 장치도 새롭게 마련한 만큼 P2P금융시장의 건전성이 높아지면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P2P금융이 출범 초기 밝힌 포부대로 중금리 대출시장의 새로운 대안금융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 규제 사각지대 P2P금융, 부작용 속출 

P2P금융은 지난 2015년 국내에 본격 상륙했다.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하나의 채권(신용대출 혹은 담보대출)에 투자해 그 수익을 나눠주는 방식이다. 특히 8~14%대 중금리 대출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국내에 P2P금융을 본격적으로 알린 8퍼센트는 사업 초기 금융감독원의 제지로 영업 시작 이후 한동안 문을 닫아야 했다. 국내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금융산업이었던 탓이다.

8퍼센트가 자리잡은 이후 렌딧과 어니스트펀드 등 P2P기업들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업권은 대부업으로 분류됐다.

그런데 대부업으로 분류되면서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대부업은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의 인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의 인가만 받으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다.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신규 사업자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법정 최고금리가 계속 하락하자 대부업자들이 P2P금융을 통해 생존을 도모하면서다. 여기에다 대부업은 상대적으로 정부의 규제가 약하다 보니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꾸준히 성장했다. P2P금융협회에 따르면 P2P금융업이 취급한 대출 잔액은 2016년 6월 1522억원에서 지난달엔 7조 2900억원까지 3년 만에 47배 가까이 폭증했다.

그러자 금융당국이 P2P금융 가이드라인 제정과 함께 제도권 편입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맞물리면서 잇달아 문제가 불거졌다. 연체율이 치솟으며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는 물론 투자 채권을 허위로 게재하는 등 사기 사건도 발생했다.

실제로 P2P금융협회에 따르면 P2P금융업의 현재 연체율은 8.83%에 달한다. 국내은행 연체율이 1%미만임을 감안하면 부실이 상당하다. 일부 기업의 경우 연체율이 50%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을 옥죄자 일부에선 최근까지 ‘LTV 85%까지 대출’이라는 광고를 내걸기도 했다. P2P 기업은 투자자와 대출자를 동시에 모집해야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데 저금리 기조로 대출자 모집이 쉽지 않자 주택대출로 눈을 돌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금리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던 포부를 내세웠지만 진입 장벽이 너무 낮다 보니 부작용이 속출했다"면서 "일부 PF대출 등은 연체율이 10%를 웃돌았는데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부동산 대출의 경우 선순위가 아님에도 투자상품으로 내놓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부작용이 연이어 수면 위로 드러났다"라고 설명했다.

◇ 이제는 제도권 안으로…옥석가리기 본격화

P2P법 도입과 함께 P2P금융업은 확실하게 제도권으로 편입됐다. P2P법 제정과 함께 P2P업을 영위하려면 자기자본 등 요건을 갖춰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기 때문이다. 재무와 경영현황 등 공시 의무도 새롭게 생겼다.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P2P 사업자는 앞으로 투자자에게 연계대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동시에 이를 이해했음을 확인해야 한다. 또 사업자의 횡령과 도산 등에 따른 투자자 보호를 위해 투자금 분리·보관 의무도 만들었다.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P2P 사업자가 동일 차입자에 대한 연계대출 한도도 채권 잔액의 7% 혹은 70억원 이내로 제한했다.

진입장벽과 대출 요건 강화,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 등 강력한 규제를 도입하면서 탄탄한 사업자들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됐고, 그러면서 그동안 우후죽순 생겨난 P2P 사업자들의 '옥석가리기'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성준 렌딧 대표는 "P2P법은 기술 기반의 새로운 금융인 P2P금융의 본질을 잘 정의한 법률"이라며 "한국 P2P금융산업이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비적격 사업자들의 정리와 함께 소수 적격업체 위주로 업권이 재편되면서 중금리 대출시장의 대안금융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감독과 제재로 전반적인 시장 건전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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