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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첨병들]미래 우리집 가격 궁금하다면

  • 2020.11.20(금) 09:42

인공지능 활용해 집값 예측
"아파트 가격, 심각한 고평가"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 인터뷰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는 아파트 가격과 관련한 데이터를 모아 '리치고'를 만들었다. 투자점수, 거주점수 등을 보여주고 인공지능이 미래시세를 예측한다.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는 아파트 가격과 관련한 데이터를 모아 '리치고'를 만들었다. 투자점수, 거주점수 등을 보여주고 인공지능이 미래시세를 예측한다.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집값이 떨어질 겁니다."

김기원(50) 데이터노우즈 대표의 부동산 전망은 우울했다. "앞으로 10년은 기존과 상당히 다른 부동산 흐름이 나올수 있다"고 했다. 전세값이 치솟아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는 상황이지만 "착시에 속지 말라"고 했다.

"2015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치고 상승하면서 거래량이 터졌습니다. 선수들은 이 때 다 산 겁니다. 지금 집값은 선수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20~30대들이 '영끌'로 받쳐주기에 버티는 겁니다."

김 대표는 "현재의 아파트 가격은 본질 가치 대비 심각한 고평가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고는 "곧 대세하락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최악의 경우 지금의 고점이 앞으로 10년간 부동산 시장의 고점으로 남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의 확신은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

"소득, 물가, 세금, 인구 등의 데이터를 봅니다. 저도 부동산 강연 숱하게 들었습니다. 대부분은 감이나 분위기 좋으니 사라는 겁니다. 부동산이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닌데 그거 믿고 할 순 없는 거잖아요?"

김 대표는 데이터를 신봉한다. 더 적절한 표현으로는 거시경제 흐름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한다. 남들이 대충 넘어갈 때 집값에 영향을 줄 만한 수치를 하나하나 엑셀에 옮겼다. 주위에서 그 데이터로 장사해도 되겠다고 했다.

"연 120만원을 받았습니다. 집 한 채 팔면 몇천만원, 몇억원 버는 사람들에겐 월 10만원은 큰 돈이 아닌 거죠."

그렇게 시작한 게 데이터노우즈다. 현재 16명이 근무하고 있다. 소득 대비 집값이 얼마나 저평가됐는지, 주변의 신규공급물량은 얼마나 되는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얼마인지 등을 그래프로 보여준다.

올해 9월에는 PC버전에 있던 걸 모바일로 옮겨왔다. 투자와 거주점수가 몇점인지 알려준다. '부동산 리치고'라는 이름을 달았다.

"의사결정에 도움되는지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호갱노노, 아실 등 여러 부동산앱이 정보를 나열하는 식으로 갈 때 우리는 '그래서 사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라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할까요."

리치고는 아파트의 미래가격, 투자점수, 거주점수 등을 제공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점수를 살펴봤다. 투자점수는 전국 하위 12%로 낮은 수준이나 거주점수가 서울 상위 1%에 해당하는 단지로 나와있다.
리치고는 아파트의 미래가격, 투자점수, 거주점수 등을 제공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점수를 살펴봤다. 투자점수는 전국 하위 12%로 낮은 편이나 거주점수가 서울 상위 1%에 해당하는 단지로 나와있다.

리치고에는 향후 4년간 해당 아파트의 가격을 예측해주는 인공지능(AI) 2개가 실려있다. '아폴로 11호', '아이리스 AI'라는 이름을 붙였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 8개의 모델 중 가장 잘 맞히는 2개를 골라 실어놓은 것"이라며 "아폴로가 매매가, 전세가, 물가 등의 지수를 반영한다면 아이리스는 변동성에 더 적합하다. 두 개의 AI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면 집값이 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폴로와 아이리스의 적중률은 60% 이상을 가리키고 있다. 믿을만 하냐고 물었다.

"2년전 스타크래프트 인공지능 대회가 열렸습니다. 인공지능끼리 겨루는 시합인데 1등을 한국 개발자들이 만든 인공지능이 차지했습니다. 그 때 1등한 핵심개발자가 리치고의 인공지능을 만들었습니다. 인공지능을 조금 아는게 아니라 많이 안다고 할 수 있죠."

요새 가장 핫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가격은 얼마나 할까. 시세 34억5000만원인 34평 가격이 내년엔 35억1000만원(아폴로11호), 36억9000만원(아이리스AI)으로 나왔다. 1년 뒤 리치고 인공지능의 정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뚜껑이 열린다.

현재 리치고에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곳은 은행과 건설회사다. 이르면 이달말 하나은행의 모바일앱인 '하나원큐'에 리치고가 탑재된다. 부동산 시세를 산출하는 KB국민은행에도 리치고의 인공지능을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엔 한화건설과 계약을 맺었다.

데이터노우즈는 부동산뿐 아니라 주가 예측 프로그램도 선보일 예정이다. 주식시장에서 이름깨나 알린 애널리스트와 손을 잡았다.

김 대표는 "부동산과 주식은 개인에게 상당히 중요한 의사결정임에도 주먹구구로 접근하다 좌초하는 경우가 꽤 많다"며 "데이터를 통해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 투자를 성공시키는 것까지는 아니어도 좌초하는 것만큼은 막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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