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데이터3법 통과와 금융데이터거래소(FinDX) 출범 이후 은행들의 금융데이터 공유가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이 대부분 유료로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데이터 상품을 제공한데 이어 NH농협은행이 대규모 무료 데이터 제공에 나서며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24일 NH농협은행은 데이터 유통 환경 조성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금융데이터거래소(FinDX)에 소비·금융자산 정보를 결합한 10개의 데이터 상품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보인 데이터 상품은 10대 소비유형 정보(가계자금, 결혼·출산, 교육비, 교통·차량, 문화생활, 통신, 의료, 외식, 여행, 쇼핑)와 금융자산 정보(저축, 대출)를 결합한 데이터로 전국 17개 시·도의 연령대별 평균 소비·저축·대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데이터3법 통과로 가명정보를 통계작성,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목적으로 동의 없이 활용 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서로 다른 산업 간에 데이터를 공유해 새로운 상품과 연구 개발을 위한 결합을 지원하는 데이터거래소가 가능해졌고 은행과 카드, 보험, 증권 등 금융기관들이 데이터를 등록하면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금융데이터거래소가 금융보안원을 통해 지난해 5월 출범했다.
3월 현재 금융데이터거래소 참여기업은 99개에 달하고 있고 주요 은행들도 데이터 제공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 외에는 데이터 상품 등록이 아직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은행 역시 12개사가 참여하고 있지만 등록현황은 저조하다.
22개로 가장 많은 데이터상품을 올린 국민은행의 경우 부동산 관련 데이터에 국한돼 있고 농협은행 12개, 우리은행 8개, 신한은행 4개 순이다. 지방은행 가운데서는 대구은행만 1개의 상품을 등록해놨다.
게다가 이들 데이터 상품의 경우 상당수가 유료다. 농협은행이 무료로 올린 데이터 상품 외에는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전문 일자리 플랫폼(i-ONE JOB) 채용공고 통계현황 정도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데이터 상품을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금융데이터 수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벤처·소상공인 등에 도움을 주고 신사업 개발, 상권분석, 학술연구, 공공정책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상품 이용자 데이터 활용 관심도와 용도 등을 분석해 이용자의 니즈를 반영한 맞춤형 데이터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카드, 멤버십, VOC 데이터 등 당행의 강점을 결합한 데이터 상품들을 누구나 경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제공한다"며 "범농협 계열사들과의 데이터 협업을 통해 유통·상업·금융을 결합한 데이터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데이터 공유 경제 선도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