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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의 보험 인사이트]대선 앞두고 고민해야 할 '공보험'

  • 2021.12.14(화) 09:30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코로나19나 부동산 등 시급한 현안 문제가 산적해 있어 누가 당선될지 온 국민의 관심이 높다. 투표를 통해 당장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조금만 미래를 본다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구 고령화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고령화와 심각한 저출산을 경험하고 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생산가능인구의 축소로 이어진다. 과거처럼 인구가 국력의 절대적 조건은 아니지만 급격한 변화는 피라미드형 인구구조를 전제하고 구축된 사회제도에 상당한 충격을 준다.

그 중 대표적인 제도는 우리 사회의 기초 안전망을 상징하는 국민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이다. 모두 공보험으로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대다수의 국민이 강제적으로 가입되어 보험료를 납입하고 있다. 두 제도가 사회 안전망으로써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바로 보험료 납입 인구가 보험금 수혜 인구보다 많아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급속한 저출산과 고령화가 겹친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볼 때 두 공적보험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먼저 국민건강보험의 손해율 악화는 진행 중이며 가속화될 전망이다. 나이가 들면 몸이 아픈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고령화 지표가 높아질수록 국민건강보험의 손해율도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다. 여기에 노인장기요양보험까지 더해져 그 속도는 배가 될 우려가 크다.

이는 실손의료보험의 사례에 비춰 생각해 볼 때 더욱 명확해진다. 내년 보험사는 실손의료보험료를 평균 20%이상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손해율이 높아지니 어쩔 수 없다는 상황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소수가 손해율을 견인하여 다수의 보험료를 높이는 형국이다. 약 3800만명이 가입 중인 실손의료보험에서도 소수의 도덕적해이 등이 손해율에 심각한 영향을 미침을 볼 때 전 국민이 사용 중인 국민건강보험의 미래는 더욱 암울하다.

실손의료보험은 그나마 가입 기간별 손해율을 달리 적용하며, 올해 7월 1일 약관을 개정하며 출구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의 경우 고령인구의 손해율 견인을 모든 가입자가 분배하여 짊어져야 하고 급격한 보험금 지출에 대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민연금도 동일한 미래가 예상된다. 조기 사망을 경험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노후를 맞이한다. 따라서 노후 문제는 국민 모두의 공통된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특히 고령자에게는 생존의 문제이며, 젊은 층도 부모의 노후 문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두 공보험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는 심각한 세대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공보험이든 민간보험이든 보험료 납입 주체가 무리해서라도 부담스러운 보험료를 내는 이유는 사고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 때문이다. 하지만 인구구조 변화를 대응하지 못할 경우 보험료 납입 주력 계층은 더 이상 공적 계약을 지속할 필요가 없어진다. 특히 두 공보험은 고령 인구의 삶과 직결되기에 세대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인구구조변화와 공보험의 문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핵심 현안이다. 선제적 대응을 고민할 시간도 없는 진행형의 문제다. 적절한 출구전략을 통해 문제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향후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 비전이 발표될 것이고 토론회를 통해 해당 정책을 검증받을 것이다. 여러 시급한 문제들이 존재하지만 공보험의 손해율 상승을 해결할 묘수가 이번 대선을 통해 초석이라도 세워지길 희망해 본다. 고령층의 행복과 젊은 세대의 희망이 정치의 존재 이유라면 모든 후보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국가 안전망의 미래를 유심히 살펴야 할 것이다.

<김진수 인스토리얼 대표 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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