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백신이 나오면 코로나가 종식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고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여러 말이 무성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의 확산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지난주 위드 코로나로 상징되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방역강화는 더욱 거세졌다.
백신 접종률이 높고 부스터샷도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감염병의 기세는 여전하고 델타나 오미크론 등 변이도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증환자의 사망률도 높아지고 기저질환자와 보호자의 고심도 깊어진다. 특히 방역으로 인한 통제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종식 이후를 고민했지만 코로나는 여전히 진행형이며 당장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할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면 채널에 속한 설계사의 활동도 제한되어 걱정이다. 설계사는 보통 30~40명 정도가 모인 조직을 기반으로 고객을 대면하여 보험 계약을 모집한다. 매일 출근 후 상품이나 모집 전략을 배우고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대면한 후 조직으로 복귀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코로나 상황에서는 과거와 같은 활동이 제한되어 어려움이 크다. 보험사도 2년간 지속된 방역 조치에 대응하고자 설계사 교육 등을 비대면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겼다. 또한 오래 전부터 태블릿PC나 스마트폰에서 설계를 포함 대다수의 업무가 가능하게끔 준비되어 굳이 출근을 하지 않아도 표면상 문제는 없다.
하지만 보험 모집은 비대면만으로는 상당한 어려움이 존재한다. 타 금융은 고객과의 연결점의 상당 부분을 비대면으로 전환한 상황이지만 아직도 보험은 대면채널의 의존도가 깊다.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미래의 불확실한 위험을 담보하며, 장기보험의 경우 총 납입보험료도 상당한 편이라 대면 상담이 필요하다. 특히 승환계약이 곧 신계약인 상황에서 기존 계약에 대한 보장분석과 대안 제시는 대면하지 않으면 고객을 이해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모바일 청약이 존재하고 감독기관이 대면 1회 의무를 한시적으로 유예했지만 여전히 고객을 만나야 모집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면채널의 고심은 깊어진다.
이 때문에 대면채널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고객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올해 시작된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로 인해 SNS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전략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신규 고객과의 비대면 접점을 개별 설계사가 구축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다.
또한 모집 절차에서도 여러 제약이 있기에 비대면으로 확장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당장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규제란 짐을 덜어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는 모집의 주체인 설계사나 보험사만을 위한 것일 수는 없다.
코로나로 인해 소비자도 스스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개인이 준비한 안전망인 보험에 대한 궁금증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능동적으로 대체할 전략이 필요하며, 이는 감독당국이 우선적으로 나서야 진행될 수 있다.
또한 코로나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다양한 금융이 고객 접점을 비대면으로 확대하는 상황에서 보험사도 선제적으로 비대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가령 꼭 대면하지 않더라도 설계사와 고객이 화상을 통해 상담하며 그 과정에서 보장분석과 상품 설명 그리고 제안 등이 가능한 플랫폼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현재도 비대면채널이 존재하지만 과거의 경험을 비춰볼 때 소비자의 대면 선호도가 높다. 따라서 대면과 비대면을 적절하게 혼합한 중간 전략이 당분한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관계 당국과 협조하여 규제를 완화하고 소비자 보호를 위한 별도의 조치 등을 강화하여 비대면에 익숙해진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 2년간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 볼 때 보험도 비대면의 흐름에 올라타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전통적으로 보험 모집률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 대면채널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과거처럼 지인 중심으로 대면 모집만을 고수해서는 달라진 시대와 소비자에게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 강하다. 변화에 적응하고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어떤 채널이든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김진수 인스토리얼 대표 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