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리딩 금융그룹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4조4000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작년 4분기에는 희망퇴직비용과 코로나19 관련 대손충당금 등의 영향으로 이전보다 적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3분기 누적으로 3조8000억원에 육박한 순이익을 쌓아둔 터라 신기록 달성에는 무리가 없었다.
이를 바탕으로 KB금융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배당성향을 회복하며 주주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이와 함께 올해 마이데이터 사업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그룹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순이익 4.4조원…신기록 썼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4조4096억원으로 전년대비 27.6% 증가했다고 8일 공시했다.
KB금융을 포함해 국내 금융그룹이 연간 순이익 4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국내 금융그룹들은 대출수요 증가와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가운데서도 KB금융이 압도적인 숫자를 기록하며 리딩 금융그룹으로의 입지를 다졌다.
이같은 실적 성장 배경으로는 순이자마진 확대가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KB금융 전체 순이자마진은 1.83%로 전년보다 0.07%포인트 개선됐다.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순이익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은행도 같은 수준으로 개선된 1.58%를 기록했다.
시장금리 상승과 저원가성예금 확대로 조달비용이 축소된 것이 순이자마진 개선 요인이라는게 KB금융측 설명이다.
작년 4분기 기준으로는 전년 같은기간보다 10.4% 증가한 6372억원을 기록했다. 통상 4분기에는 희망퇴직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고, 미래 경기전망과 코로나19 관련 대손충당금을 쌓는 만큼 이전 분기보다 순이익 규모는 줄었지만 시장 전망치에는 부합하는 숫자를 채웠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견조한 여신성장과 국내외 M&A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WM과 IB사업부문 경쟁력을 강화해온 결과 순수수료이익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비은행 계열사 고른 성장…KB생명만 제외
계열사별로 KB국민은행이 2조590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9.2% 성장했다. 그룹 전체 순이익의 56.9%를 차지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선전도 빛났다. 이중에서도 KB증권과 KB손해보험 등이 제 몫을 톡톡히 했다. KB증권 순이익은 39.6%(이하 전년대비) 증가한 59434억원, KB손해보험 역시 84.3% 급증한 301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20년 KB금융그룹에 합류한 푸르덴셜생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 회사 순이익은 3362억원으로 5배 이상 성장했다.
다만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KB생명보험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 회사는 46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전년보다 적자 폭이 늘어났다.
배당성향 회복…디지털 경쟁력 '올인'
KB금융은 2021년 배당성향을 26%로 결정해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주당배당금은 전년대비 약 66% 증가한 2940억원으로, 작년 8월에 지급된 배당금 850원을 감안하면 기말배당금은 2190원 수준이다. 여기에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도 소각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KB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금융권 최고 수준 자본력과 높은 주주환원정책을 입증했고, 앞으로도 선진화된 주주환원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은 올해 주요 경영 현안으로 △비이자 사업 악화 우려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 △플랫폼 경쟁 심화 △마이데이터 경쟁 본격화 등을 꼽았다.
특히 빅테크‧핀테크와의 금융 플랫폼 경쟁, 마이데이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서 앞서나가는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그룹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금융전문성에 기반한 KB만의 차별화된 콘텐츠와 사업 특화서비스를 지원할 것"이라며 "그룹 플랫폼을 연계해 금융뿐 아니라 고객 일상생활을 아우르는 초개인화된 자산관리서비스로 마이데이터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