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청년희망적금이 출시 첫날부터 뜨거웠다. 가입을 위해 은행 앱에 이용자들이 몰리며 앱이 다운되는 것은 물론 은행 창구도 청년들로 붐볐다.
금리 인상기조에 청년들은 더 이상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의 청년 대상 적금 상품도 혜택이 적을 뿐 아니라 종류도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청년희망적금은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수단이라 대다수 청년들이 크게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역시 가입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에 맞춰 사업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빚투' 대신 적금…이유는?
금융당국에 따르면 청년희망적금은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가입일 기준, 병역이행기간 최대 6년 산입 제외)을 대상으로, 총급여 3600만원 이하(종합소득금액 2600만원)면 가입할 수 있다.
매달 납입액 50만원 한도 내에서 만기 2년 상품이다. 은행이 제공하는 금리에 더해 저축 장려금과 비과세 혜택 등이 제공된다. 저축 장려금은 매달 50만원씩 2년 납입할 경우 최대 36만원(1년차 납입액 2%, 2년차 납입액 4%)이 지원되고, 이자소득세와 농어촌특별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은행이 제공하는 기본 이자가 5%라고 가정할 때 비과세 혜택, 저축 장려금 등을 더하면 실제 청년희망적금은 금리 9.3% 수준의 일반적금과 유사하다는 게 금융위원회 설명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내수 경제가 위축되면서 일자리 구하기와 목돈 마련 등이 어려운 청년층에게 청년희망적금은 눈여겨 볼만한 금융 상품이다.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청년층 대상 적금 상품 숫자가 적을 뿐 아니라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하기도 어렵고, 월 납입액 규모도 크지 않다. 이에 반해 청년희망적금에 제공되는 금리 혜택이 많고, 월 납입 가능 금액도 높은 편이다.
특히 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청년들 사이에 열풍이 불었던 빚투의 매력도 사라졌다. 최근 2년여 동안은 부동산과 주식, 가상화폐 시장 등으로 자금이 몰리며 자산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자산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청년들 역시 이자 부담에 대출을 받아 투자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상품을 활용하는 게 더 나은 상황이 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활발했던 주식시장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청년들도 적금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반영되고 있다"며 "청년희망적금은 비과세에 저축 장려금 등 10% 수준에 달하는 금리에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금융위 역시 "청년희망적금 수요 증가는 최근 시장금리 상승 등 경제여건 변화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 내달 4일까지 신청자 모두 가입
이런 이유로 정부가 청년희망적금을 발표했던 지난해 말보다 상품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워졌다. 올해 청년희망적금 예산은 456억원으로 가입자가 최대 납입액을 낸다고 하면 38만명 정도가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미리보기 서비스 이용 실적은 물론 가입 첫날인 지난 21일부터 가입자가 예상보다 크게 늘었다. 이에 정부도 가입 조건을 갖춘 청년이라면 모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이날(2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청년희망적금 가입 신청자들이 모두 가입할 수 있도록 당초 계획보다 대폭 확대해 운영하는 방안을 결의했다. 이에 더해 금융위에 청년 자산형성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만들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금융위는 가입 첫 주인 오는 25일까지는 출생연도에 따른 가입 가능 일을 분류한 5부제를 운영하고, 내달 4일까지 가입요건을 충족하는 청년은 모두 가입(영업일 운영시간 중)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 확대 운영으로 청년의 저축 수요에 부응하고 장기적‧안정적 지산관리를 지원하는 한편 청년층의 효과적 자립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 가입수요 등을 보면서 추가 사업재개 영부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