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에서 매도물량이 집중적으로 나오면서 선광, 대성홀딩스, 다우데이타, 삼천리, 서울가스 등 일부 종목들이 연일 하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른바 SG증권 발 폭락사태에 특정 주가조작 세력이 가담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증권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증권사CEO들과 만나 과도한 고객이벤트 자제 등을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28일 함용일 부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증권업계 CEO들과 시장현안 소통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소통회의에는 35개 증권사 대표 및 임원들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최근 불거진 SG증권 발 폭락사태와 관련 우리나라 주식시장 현황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신용공여 및 공매도 대차잔고 등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만큼 빚내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신용융자잔고(신용거래를 한 투자자가 증권사에 기한 내에 갚아야 하는 부채)는 26일 기준 20조원으로 지난해 말(16조5000억원) 대비 21.8% 증가했다. 특히 코스닥 신용융자잔고가 10조4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차잔고(투자자가 금융투자회사로부터 주식을 빌린뒤 갚지 않은 주식규모)는 26일 기준 7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61조2000억원) 대비 29.6%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SG증권 발 폭락사태의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차액결제거래(CFD) 잔고금액은 2월말 기준 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2%(1조2000억원) 늘었다. CFD는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진입가격과 청산가격 차이만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의 일종으로 전문투자자만 거래가 가능한 거래기법이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이날 회의 인사말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 대비해 투자자 보호 및 리스크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며 "신용융자, 차액결제거래 등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경우 시장변동성 확대 등 증권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자자가 투자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감내할 수 있도록 투자 권유 시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함 부원장은 특히 "차액결제거래 관련 개인전문투자자 등록 시 수수료를 인하해 준다든가 현금을 지급하는 등 증권사들이 과도한 고객 유치 이벤트를 벌이는 것은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소통회의에서 함용일 부원장과 증권사CEO들은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한 건전성‧유동성리스크 관리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부동산 익스포져(위험노출액)에 대한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 자체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고 보수적 시나리오 하에서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플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부동산 익스포져 리스크 관리 강화에는 공감하지만 NCR(영업용순자본비율) 제도개선 및 시행 시 연착륙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함용일 부원장은 증권사 내부통제 방식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사후검사 및 제재 방식에서 사전예방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밝히고 증권업계의 적극적 협조를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