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인사이드 스토리]'소 잃었지만…' 외양간 고치는 은행들

  • 2022.06.03(금) 15:36

횡령 등 내부 기강 흔들리자 은행 내부단속
KB국민, 명령휴가 확대…하나, 소비자 리스크 사전 차단

금융권에 대한 소비자들 불신이 바닥을 쳤습니다. 은행 직원들이 적게는 몇억, 많게는 수백억에 달하는 돈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인데요.

수십조원의 자본을 운용하는 은행 입장에서 몇백억의 횡령액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일반 서민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금액입니다. 특히 피땀 흘려 번 돈을 맡겨둔 곳에서 일어난 횡령이라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무엇보다 신용을 최우선으로 하는 금융권인 만큼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그런 만큼 은행들도 나름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인데요.

최근 600억원이 넘는 직원 횡령 사건이 발생한 우리은행의 경우, 사건 발생 즉시 본부부서가 보유한 통장과 유가증권, 중요인장 전체 점검과 실무자 면담 등을 실시했습니다. 영업점 불시 시재 검사도 실시했고, 지난달 초부터는 사고예방을 위한 자체 점검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리뷰와 취약 부분에 대한 프로세스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KB국민은행 역시 영업점 특명검사와 본부부서 현장 점검, 부점 명의 통장 개설‧관리 관련 내부통제 기준 강화를 곧 실시한다는 방침입니다. 명령휴가 대상자 확대를 위한 부서간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는데요.

명령휴가는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휴가를 명령하고, 이 기간 회사가 휴가자 금융거래 내역과 업무용 전산기기 등 사무실 수색하는 것입니다. 이전부터 인권침해 논란 등이 있었음에도 대상자 확대를 검토하는 것은 그 만큼 횡령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최근 발생한 금융권 횡령 중심에서는 벗어났지만 하나은행도 소비자 보호에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횡령 방지 뿐 아니라 금융 소비자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불완전판매 등을 막는데 집중하고 있는데요.

투자상품 리콜제(책임판매제도)와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 후 외부 전문가 리뷰, 완전판매 프로세스 준수를 위한 통합 전산시스템 개발과 딥러닝 AI기술을 활용한 필체 인식 시스템 등을 도입했습니다.

또 금융권 최초로 소비자 리스크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내‧외부 데이터 산출과 분석을 통한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이상 징후 발생시 위험 정보 알림과 공유를 통한 신속한 점검과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구축됐습니다. 상품 선정‧판매‧사후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 리스크를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상황을 보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이 떠오릅니다. 금융권에선 "모든 직원들이 작성한 서류를 한 장 한 장 살펴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토로하기도 하는데요.

그렇다고 사건 당사자에 대한 처벌 등에만 집중해 시스템 자체를 고치지 않는다면 금융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에 실패하는 것은 물론 횡령 사건 재발도 막을 수 없습니다.

"소 잃었다고 외양간 왜 안 고칩니까. 고치지 않으면 다시는 소 못 키웁니다"

몇 년 전 인기를 끌었던 한 오피스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이런 대사를 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은행들이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 강한 소비자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해 더 이상의 직원 횡령 사고를 반복하지 않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