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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업무 확대·해외진출 지원…금융권 협업 많아질까?

  • 2023.06.27(화) 07:25

은행·핀테크 등 업무 협력 기회 문 열려
규제완화시 신기술 도입 등 협력강화 기대

금융당국이 금융사간 장벽을 허물고 있다. 위탁 가능한 업무 범위를 확대해 전통 금융사와 핀테크간 협업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이 넓어졌다. 또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으로도 협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과 핀테크 업계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사들은 핀테크의 기술력을, 핀테크 업체들은 금융사들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규제 개선 후 금융사와 핀테크 협력 사례가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협력 문 열렸다

핀테크와 빅테크 등이 금융업에 진출한 이후 전통 금융사와 테크 기업들은 줄곧 경쟁관계를 형성했다. 디지털 금융이 화두가 되면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은 자체적인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특히 금융사들은 규제 장벽으로 인해 신사업 등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핀테크·빅테크는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금융권에서 '동일기능 동일규제'를 강조하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던 이유다.

경쟁관계였던 금융과 테크 기업들이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 금융당국이 은행 경쟁 촉진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업무 위탁 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정한 까닭이다.

금융위원회는 은행 등 금융사가 다른 금융사, 핀테크 등과 협업할 수 있도록 위탁 가능한 업무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내부통제를 제외한 본질적 업무에 대한 위탁을 포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과 본질적 업무를 단위 업무별로 핵심·비핵심요소로 분류하고 비핵심요소만 위탁 허용, IT업체와의 협업 증가 등 경영환경 변화를 반영해 본질적 업무 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내용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가령 예금고객에게 제공되는 예금계좌 유지·해지·변경 등에 관한 LMS나 이메일 발송업무 등은 비본질적 업무로 분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은행권내 경쟁 촉진은 물론 핀테크 기업들과의 협업을 강화해 새롭고 혁신적인 금융상품·서비스 출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 기대다. ▷관련기사: 은행·핀테크 손잡을까…금융권 업무위탁 확대 검토(6월9일)

여기에 금융사 해외진출 과정에서도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산업 글로벌화를 위해 금융권이 제안한 사안 등을 종합해 해외진출을 위한 규제개선방안을 내달중 발표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는 금융사와 핀테크 협력을 통한 해외진출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의 협업, 금융 인프라 기관과의 공동 진출 등 다양한 해외진출 방안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실제 손 잡을 수 있을까

그동안 금융사 핀테크 협력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금융사들의 디지털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혁신적인 서비스 도입이나 전문기술, 노하우 확보 등은 핀테크와의 협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선 이미 협력을 통해 금융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소시에트 제너럴은 싱가포르 핀테크 업체의 리서치 플랫폼을 활용하고, JP모건은 채권 데이트 분석 플랫폼을 통해 채권 트레이딩 효율성을 강화한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김수정 우리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국내 핀테크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금융사들은 핀테크와의 협업을 적극 고려해 내부 프로세스 효율화와 상품 경쟁력 등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디지털 금융을 두고 경쟁 관계에 놓이며 견제하는 분위기가 강했던 금융사와 핀테크 업계도 이번 방안에 대해선 협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전부터 핀테크 기업들의 기술을 도입하는 등 협업 시도가 많았지만 규제로 인해 제한되고 성장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위탁업무 확대 등으로 협업이 가능해지면 충분히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도 "핀테크 기업들은 기술이 있어도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출시하는 게 쉽지 않고 수익성을 갖추기도 어렵다"라며 "금융사와의 협력에 대한 수요가 많았는데 앞으로 협력 사례가 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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