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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신의 직장' 보험사…10시간 일하고 연 6100만원?

  • 2024.03.18(월) 14:12

주요 생·손보사 8곳 사외이사 평균 연봉 6800만원
삼성·한화생명 평균 8400만원…DB손보 4800만원

지난해 주요 생명·손해보험사 8곳(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및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사외이사들이 평균 6800만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해상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평균 10시간 일하고 약 6100만원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분석됐다.

/그래픽=비즈워치

18일 주요 생·손보사 8곳이 공시한 '2023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보험사에 재직 중인 사외이사들의 평균 연봉은 6826만원이었다. 기본급, 상여급, 기타수당 등 보수총액 기준이다. 

삼성생명 사외이사 2명 9185만원 '최고'

삼성생명 사외이사 4명과 한화생명 사외이사 4명의 평균 연봉이 84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연봉 외 건강검진, 단체보험 등 기타편익 지원금까지 합하면 삼성생명이 단연 선두였다. 대통령실 사회정책 수석비서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 등을 역임한 강윤구 이사와 한국리스크관리학회 회장, 한국보험학회 회장을 지낸 이근창 이사가 각각 9185만원을 수령해 주요 보험사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다음으로 삼성화재 사외이사 4명이 평균 7700만원을 받았다. 전 조달청장인 김성진 사외이사와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인 박성연 사외의사의 보수 총액은 삼성·한화생명과 같은 84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이사진에 합류한 박진회 이사(전 씨티은행장)와 김소영 이사(전 대법관)의 보수가 10개월치, 7000만원만 책정되면서 평균 연봉이 낮아졌다. 

메리츠화재 사외이사 3명(평균 7083만원), KB손보 사외이사 3명(6463만원), 현대해상 사외이사 4명(평균 6098만원)도 비교적 적지 않은 연봉을 받았다. 다만 교보생명 사외이사 4명과 DB손보 사외이사 3명의 평균 연봉이 각각 5666만원, 4800만원으로 다른 보험사 대비 낮은 편이었다. 

거마비에 기부금·위원장 수당까지 

보수 세부 내용은 보험사마다 다르지만 사외이사들은 기본급으로 매달 700만~400만원을 받았다. 각종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50만원의 수당을 더 얹어 받기도 했다. 여기에 감사위원장, 리스크관리위원장 등 직책 중요도에 따라 직책 수당 100만원이 따로 붙었다. 

거마비(교통비)는 물론 사외이사가 소속된 비영리법인에 대한 기부도 이뤄졌다. 가령 한화생명은 황영기 이사(전 금융투자협회 회장)가 이사진 합류하자 그가 회장으로 재직 중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지난 2년간 10억5000만원을 기부했다. 이사 선임 직전 2년간 기부금은 7억2000만원 수준이었다. 사외이사 본인 뿐 아니라 배우자에게도 종합건강검진 혜택을 주는 곳도 여럿이었다. 

현대해상 사외이사 시급 '609만원'

근무시간은 회사마다 편차가 컸다. 가령 현대해상 사외이사 4명의 지난해 평균 활동시간은 10시간에 그쳤다. 사외이사 활동시간을 공시한 보험사 6곳(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및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중 가장 적다. 이들이 받은 보수총액 평균(6098만원)을 고려하면, 시간당 약 609만원을 번 셈이다. 2023년 최저 시급(9620원)의 633배 수준이다. 가장 활동을 많이 한 유재권 이사(상명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이사회 9회, 감사위원회 5회, 위험관리위원회 4회, 보수위원회 2회 등 14시간을 일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교보생명 사외이사의 지난해 평균 근무시간은 하루(23~24시간) 정도였다. 시급으로는 각각 350만원, 335만원, 236만원 꼴이다. 

반면 한화생명 사외이사 4명의 평균 활동시간은 249시간이었다. 평균 연봉(8400만원) 대비 시간당 약 34만원꼴이다. DB손보 사외이사 3명도 지난해 평균 143시간을 일하고, 시급으로 34만원을 받았다. 

일각에선 사외이사 활동시간 측정 기준이 모호해 업무 성실성 척도로 삼기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각종 이사회나 위원회 진행시간 외 사전 설명회, 안건 자체 검토시간 등을 포함하면 근무시간을 얼마든지 부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DB손보와 한화생명 사외이사의 평균 활동시간은 115~277시간에 달했다. 메리츠화재와 KB손보는 아예 공시하지 않았다. 활동시간을 보수적으로 공시한 회사들이 되레 오해를 사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순수하게 이사회 진행시간만 기재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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