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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 매 맞으려…' 책무구조도 제출 눈치싸움 시작

  • 2024.07.05(금) 08:10

금융위, 시범운영기간 부여…제재 면책 등
은행·지주 초안작성 마무리…제출 어렵지 않지만
자체 운영 점검 등 저울질 필요할 듯

금융사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책무구조도 도입이 시행됐다. 제출기한이 남아있고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한 시점부터 효력이 작용하는 만큼 아직 실질적으로 책무구조도가 역할을 시작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금융당국은 제출 기한 전 책무구조도 작성을 마무리하고 제출해 운영을 시작하면 인센티브를 준다는 방침이다. 

현재 은행과 금융지주 등은 책무구조도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다만 책무구조도를 완성해도 자체 운영 점검 등을 비롯해 누가 먼저 제출할지를 두고 눈치싸움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책무구조도 작성 마무리 수순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발표했다. 이후 금융사들은 TF팀을 구성해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자산규모 대상에 따라 순차적으로 적용하는데 금융지주와 은행이 첫 스타트를 끊는다.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은 책무구조도 작성 마무리가 한창이다. 이미 대다수 금융지주들은 임원별 책무기술서와 책무체계도, 관리조치 등을 담은 초안은 작성한 상태다. 실제 책무를 부여받는 임원들에 대한 의견 수렴을 비롯해 임직원 대상 교육은 상당 부분 이뤄졌다.

임원 관리의무 이행을 위해 책무구조도 관리 전산 시스템 구축도 진행 중이다. 

최근 금융위가 책무구조도 해설서를 공개하고 금융사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설명한 만큼 이를 반영하면 최종 작성도 가능하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해설서는 책무구조도와 관련한 용어 범위 등을 기술한 것이어서 이를 참고해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금융지주와 주요 시중은행들은 제출 기한인 내년 1월 전 모든 작성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제출 시기다. 개정 지배구조법에 따른 내부통제 등 관리 의무는 금융사가 책무구조도를 작성해 제출한 경우부터 적용되는 까닭이다. 금융사 입장에선 책무구조도를 작성했더라도 굳이 선제적으로 제출해 먼저 매를 맞을 필요는 없는 게 사실이다. 

자료: 금융위원회

인센티브 준다는데…

금융위는 현재 내부통제 관리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 운영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책무구조도를 제출기간 이전에 제출해 운영하는 금융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내부통제가 강화되는 만큼 제재 수위는 이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사들이 제재 부담에도 책무구조도를 기한 전에 제출하려면 인센티브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현 상황에선 제출기간까지 시범운영기간으로 설정하고 이 기간 내부통제 사고 발생 시에는 제재 대신 비조치의견서 등 면책하는 게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과거 금융소비자보호법 도입 때처럼 계도기간을 통해 금융사들에게 책무구조도 제출 후에도 운영에 여유를 주겠다는 의미다.

또 책무구조도 작성 후에도 발생할 수 있는 해석의 문제나 오류 등에 대해 금융당국 컨실팅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도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인센티브 중 하나다.

다만 금융권에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중한 입장이다. 제재 면책 등이 주어져도 작성한 책무구조도가 내부에서 원활히 운영되는지 자체 점검할 시간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시범운영기간에는 제재가 없다고 해도 제출 후 문제가 드러나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책무구조도 작성 뿐 아니라 실제 내부적으로 원활히 돌아가는지, 운영 과정에서 허점은 없는지 충분히 확인한 후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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