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철회의 아픔을 딛고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고루 성장하며 작년 순이익의 10배에 달하는 이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11일 케이뱅크는 지난해 총 12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실적(128억원)보다 10배 이상 성장했으며, 역대 최고 실적이었던 2022년(836억원)도 훌쩍 뛰어넘었다. 4분기만 따로 보면 57억원의 순익을 냈다. 전년 4분기 -254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실적은 담보대출 등의 이자이익이 이끌었다. 작년 이자이익은 4815억원으로 2023년 4504억원 대비 6.9% 증가했다.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가 본격화되며 아파트담보대출 잔액이 증가했고, 작년 출시한 비대면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도 호응을 얻었다. 전체 대출 중 담보·보증대출 비중은 2023년말 39%에서 작년 말 53.1%로 증가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비이자이익도 호실적에 도움을 보탰다. 작년 비이자이익은 613억원으로 2023년 338억원보다 81.4% 늘었다. 머니마켓펀드(MMF) 등 운용수익이 증가했고, 뜨거웠던 가상자산 시장 덕에 펌뱅킹 수수료도 늘었다. 현재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맺고 있다.
케이뱅크는 △체크카드 발급 증가 △연계대출 성장 △플랫폼 광고 수익 본격화 등도 비이자이익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건전성 또한 개선됐다. 작년 말 연체율은 0.9%로 전년 0.96%보다 0.06%포인트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0.86%에서 0.82%로 안정화됐다. 대손비용률은 1.59%로 전년(2.35%) 대비 개선됐다. 작년 말 기준 BIS 비율은 14.67%다.
작년 말 수신은 28조5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9.8% 증가했다. 가계 수신 중 요구불예금 비중은 59.5%다. 같은 기간 여신 잔액은 16조2700억원으로 17.6% 늘었다.
상생 금융 공급 목표도 달성했다. 케이뱅크가 지난해 중저신용 고객에게 공급한 신용대출은 1조1658억원이다. 이는 전체 대출 중 34.1%에 달한 것으로 목표치인 30%를 넘겼다.
케이뱅크는 올해 15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작년 말 기준 고객 수는 1274만 명으로 지난해에만 321만 명의 새 고객이 유입됐다.
IPO 계획은 아직 미지수다. 케이뱅크는 2023년 2월, 2024년 1월 등 두 차례 IPO를 철회한 바 있다. 케이뱅크는 "금융시장이 안정된 후 다시 추진할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정해진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상품·서비스 경쟁력 제고를 통한 고객 증가와 포트폴리오 개선, 건전성 강화를 통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올해도 지속적인 이익 실현과 건전성 관리를 통해 성장의 기반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