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달 중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인수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금융위원회에 전달할 의사를 밝혔다. 우리금융이 제출한 개선 내용을 바탕으로 보험시장 영향 및 예외 승인요건 등을 고려해 금융위가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보좌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자회사 인수가 불가능한 3등급으로 강등시켰지만, 추가 요건 등을 충족하면 조건부 승인도 가능하다.

이 원장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령상 (자회사 인수) 승인 요건인 사업계획의 타당성, 재무 상태 및 경영관리의 건전성 등을 심사 중이고 우리금융으로부터 내부통제 개선계획 등을 받아 검토하고 있다"며 "이달 중에 금융위에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에 대한) 검토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 전체의 내부통제,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미흡사항을 발견하고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3등급(보통)으로 기존 대비 한 단계 강등시켰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 등급은 2021년 경영실태평가 등급과 0.1점 차이 정도로 근접하다"며 "사소한 하향 요인만 있어도 등급이 떨어질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관련기사 : 금감원,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3등급 강등 이유는(3월19일)
현행 감독규정상 경영실태평가 3등급은 자회사 인수 자격이 박탈된다. 다만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등 요건이 충족되고 금융위가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조건부 승인이 가능하다. 금융위는 지난 2004년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은 우리은행에 조건부로 LG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을 승인한 바 있다.▷관련기사 : 동양·ABL생명 주인의 자격 결국 금융위가 정한다(2월28일)
금감원은 금융위로부터 우리금융 자회사 편입승인 심사를 의뢰받아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법령상 편입승인 요건의 확인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및 소관 검사국에 경영실태평가 등급 등 사실조회를 실시했다. 더불어 우리금융에 대해서도 내부통제 개선계획 등 추가자료를 제출받아 심사하고 있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 자회사 편입승인 요건에 대해 "원칙에 따른 심사 결과가 있고 예외에 따른 내용도 있다"며 "자본확충에 한정해 볼 것인지, 운영 건전성 측면에 미칠수 있는 다른 개선방안까지 범위를 넓혀서 볼 것인지 다양한 경우의 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통제 실패 문제점에 대한 개선 이슈 뿐 아니라 우리 보험산업이라던가 우리금융의 발전 방향에 대해선 금융위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금융위 결정에 어긋남이 없도록 보좌할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 검토의견이 금융위에 전달되면 최종인가 여부는 법률상 심사 기한 등을 고려할 때 5월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도 금융위 전체회의에서 금융위원 중 한 사람으로 참여하지만 "현재 (인수 허가와 관련해) 확정적인 의견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