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과 조직개편안을 공개했다. 로드맵에 따라 이미 판매된 상품일지라도 피해가 포착된다면 소급 적용해 계약 무효화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또한 조직개편으로 민생 금융범죄 특별사법경찰, 은행리스크감독국 등 부서가 신설됨에 따라 법 개정은 물론 인력 충원도 있을 예정이다.
판매된 상품, 피해 발생하면 계약 원천 무효 검토
22일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과 조직개편안 브리핑을 진행했다. 향후 감독 방향성부터 실행에 옮길 조직 개편까지 방대한 내용이 담긴 만큼 금융권 안팎으로 관심이 쏠렸다.
핵심으로 지목한 리스크 기반 소비자보호 감독체계가 어떤 방식으로 현장에 적용될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금감원은 모니터링 결과 중대 위험 신호가 식별될 경우 협의체에서 위험 수준을 판단해 대응에 나선다. 그 수준에 따라 상품·채널에 대한 판매 제한까지 가능한 구조다.▷관련기사:금감원 소비자보호 방향성 윤곽…데이터·AI로 위험 상품 사전 차단(12월22일)
이 수석부원장은 "현재 비공식적인 구두 지도나 권고 등을 통해 일정 부분 제한하고 있지만 전 업권이 실적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과감한 판매 중단 조치가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행법에도 일정 부분 시정 명령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는 있지만 구체적인 발동 기준에는 충분한 가이드라인이 마련이 안 돼 있다"며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구체화하고 향후 적극적인 시정 조치가 가능하도록 여건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상품 판매 제한 조치의 소급효 인정을 두고서는 "이미 판매된 상품으로 인한 피해가 있을 수도 있다"며 "그런 부분들은 계약 원천 무효화 등의 조치가 필요할 상황도 있기 때문에 배제하지 않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다만 법적인 제약이 있어 검토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로드맵에서 구체적으로 거론된 상품에도 질문이 이어졌다.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과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셀러)들을 위한 선정산 대출 상품 '셀러론'의 경우 연대보증, 어음보증과 같이 제3자 보증 부분이 문제가 됐다. 연대·어음보증은 보증인까지 신용불량자가 되는 문제로 인해 단계적 폐지된 바 있다.
외담대와 셀러론은 모두 판매기업이 구매기업으로부터 받을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상품이다. 만일 구매기업이 부도나 회생 절차에 들어가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면 판매기업이 신용 위험을 대신 부담하는, 연대·어음보증과 유사한 구조다.
이 수석부원장은 "연대 보증을 제한한 취지에 비춰보면 (외담대·셀러론도) 같이 제한해야 되지 않는가 하는 문제의식"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개별 상품을 폐지해 나갈지, 제3자 통화청구권을 원천 금지할 지 법리적 검토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을 콕 집어 대출금리 산정체계과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개선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제1금융권) 은행은 대출 산정 체계나 금리인하요구권이 상당히 도입돼 있는 상황"이라며 "그 부분을 저축은행을 비롯해 2금융권까지 확대해 나가려는 계획"이라고 답했다.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 예상
조직개편 중 특히 많은 관심을 끈 것은 특별사법경찰 신설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취임 이후 꾸준히 특사경 신설을 주장해왔다. 지난 19일 진행된 업무보고에서는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하기까지 했다.▷관련기사:[금감원 조직개편]민생금융범죄 막는 '특사경' 도입 추진(12월22일)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우선 특사경 권한 확대를 위해서는 특사경법과 개별 법률에 근거 조항을 신설 개정해야 한다. 금감원 직원들은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으로 수사권 부여가 제한돼서다. 또 상위 기관인 금융위와 협의도 필요하다.
이 수석부원장은 "민생 금융범죄는 피해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총력대응에는 이의가 없다"면서도 "다만 특사경이 여러 특별 권한을 행사하다보니 구체적 범위나 대상을 어디까지 할지는 실무적인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협의체에서 논의를 해나갈 계획"이라며 "도입 시기는 법 개정이 돼야하기 때문에 특정해서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특사경에 부여되는 인지수사권과 관련해서는 "금융위에 자본시장조사단이라는 또다른 권한이 있었기 때문에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에 대해서는 연역적으로 인지 수사권이 제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도입되는 민생 금융범죄 특사경은 그러한 제약 요인이 없기에 인지수사권이 같이 부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서 확대에 대한 인력 충원 우려에는 "금융위나 기재부 등 기관들과 협의하고 있고 앞으로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인력을 무한정 투입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적체된 현안들 중에서 어떤 우선순위로 (해결)해나갈지 효율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며 "(이 작업이) 효과적으로 진행된다면 증원 수요를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기능들을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