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①가계 닫히자 기업대출로…중소기업 말고 대기업 모셔요

  • 2026.05.04(월) 08:00

[생산적금융 원년, 은행 버퍼 점검]
5대 은행 일제히 가계대출 줄고 기업대출 증가
대기업 편중…중기대출 1% 늘때 대기업 5%↑
"건전성 신경 쓸 수밖에…국민성장펀드 영향도"

정부가 '생산적 금융' 원년을 선언한지 넉달. 가계 대출 문이 닫히자 기업으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대기업 쏠림, 건전성 악화 등 난제가 산적한 모습이다. 고환율, 연체율 상승으로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올해 1분기 성적표를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을 꾀하는 은행권의 기초 체력을 분석해 봤다. [편집자]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에 따라 국내 주요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늘리고 있다. 다만 증가세가 대기업에 쏠리고 있어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은행들은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건전성관리와 자본적적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중소기업에 돈을 내주긴 어렵다는 것이다. 

생산적 금융 프로그램 중 하나인 국민성장펀드는 반도체·첨단산업 저리대출 제공에 큰 금액을 배정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대기업 비중이 커질수 밖에 없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게 은행권의 시각이다.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 확대

1일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신한·하나·KB국민·우리·NH농협 등 5개 주요 은행들의 기업대출 잔액은 865조281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3.82%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766조1577억원으로 0.21% 줄었다.

신한은행의 대출 등락폭이 가장 컸다. 가계대출은 145조467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0.6% 감소했고 기업대출은 188조2754억원으로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가계대출이 141조2880억원으로 0.3% 감소했고 기업대출은 179조4580억원으로 1.8% 증가했다. 국민은행 역시 1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82조6000억원으로 0.4% 줄었으며 기업대출은 196조4000억원으로 1.2% 늘었다. 

우리은행도 가계대출 잔액이 151조원으로 0.1% 증가에 그쳤다. 기업대출은 184조원으로 2.0% 늘었다. 농협은행은 가계대출 잔액이 145조8027억원으로 한 분기 동안 전혀 늘지 않았다. 기업대출은 같은 기간 116조82억원으로 2.3% 늘었다.

이처럼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늘린 배경에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를 생산적 금융 원년으로 선포하고 은행들에 적극적 참여를 당부했다. 지금까지 가계대출 특히 부동산에 편중했던 은행들의 자금 흐름을 기업으로 돌리도록 주문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위험가중치 등 규제를 완화하고 일회성 금융사고에 대한 자본부담을 완화하는 등으로 금융사들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적극 독려하고 있다. ▷관련기사:은행 ELS 사태 등 3년 후엔 자본부담 완화…생산금융 투자버퍼 확대(2026.04.15.)

대기업 대출 편중, 중소기업은 '찔끔'

문제는 기업대출 가운데 정작 돈이 필요한 중소기업보다 대기업대출에 쏠려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1분기 대기업 대출 잔액은 205조883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5.27% 늘었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59조3980억원으로 1.08%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이 오히려 0.4% 감소했다.

생산적 금융 취지가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혁신·벤처·중소기업으로의 자금 지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들은 건전성과 자본적정성 관리로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대기업대출은 0.1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92%, 중소법인 연체율은 1.02%로 비교적 높았다. 연체율 상승세도 대기업대출이 0.06%포인트 오를때 중소기업과 중소법인은 각각 0.10%포인트, 0.13%포인트 악화했다.

게다가 규제를 완화했다고 해도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위험가중치가 높아 그만큼 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는 점도 여전히 부담이다.

생산적 금융 자금이 집중적으로 집행되는 사업들이 대기업 영역에 속해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국민성장펀드 참여를 통한 국가 전략 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1차 메가프로젝트 중 하나인 삼성전자 AI반도체 클러스터 구축도 5대 시중은행이 1000억원씩 5000억원의 저리 대출을 내준다. 지난 14일 발표된 2차 메가프로젝트도 전체 9조원 가운데 3조5000억원이 대기업 대상 저리 대출로 배정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 투자 내역을 보면 반도체·첨단산업 같은 대기업이 수행하는 국가 전략 산업 비중이 적지 않다"며 "여기에 건전성 문제까지 신경 쓴다면 당분간 대기업 중심의 자금 집행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