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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규제 돌파구] ④2세 향한 SCG 물밑행보

  • 2013.06.26(수) 15:11

김영민 회장 아들 용민씨 서울도시산업 지분 전량 소유
SCG솔루션즈 합병으로 계열매출 48%→31%로 낮아져

대성가(家) 3형제는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다. 그렇다고 형제간 사이가 돈독한 것은 아니다. 각자 딴 방 살림을 하며 12년간 지분·유산 정리를 놓고 분쟁을 벌였다. 급기야 정통성을 상징하는 ‘대성’이라는 이름을 누가 가질 것이냐를 놓고 법정까지 가기도 했다. 

‘불안한 동거’가 계속되는 가운데  고(故) 김수근 대성그룹 창업주의 차남 김영민(68) SCG(서울도시가스)그룹 회장의 최근 발걸음이 예사롭지 않다. 상호명 다툼에서 일찌감치 발을 뺐던 김 회장이 최근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축 서울도시개발의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경영권 승계 수순을 밟아 나가는 장남 김요한(31) 서울도시가스 부사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재 진행중인 계열사 에스씨지(SCG)솔루션즈와 서울도시산업의 합병에 눈길이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른 계열사들로부터 상당액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김 부사장의 개인기업이 그 비중을 줄일 수 있어서다.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세와 각종 규제의 덫에서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실 맺는 경영권 승계 재원

김 부사장은 변변한 주요 계열사 지분이 없다. 주력사인 서울도시가스의 경우도 0.01%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 반면 서울도시산업 지분을 100% 전량 소유하고 있다. 그만큼 서울도시산업은 김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와 재산 증식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서울도시산업은 2008년 11월 김 부사장이 전자상거래 사업을 하기 위해 ‘에코끼리’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업체다.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은 다양하다. 서울도시가스에 콜센터 및 채권관리 운용 용역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가스배관공사사업을 한다. 여기에 경기 화성의 ‘화성그린폐차장’, 충남 천안의  ‘그린모터스’ 등 폐차·중고차 매장과 SCG그룹 임직원 대상 복지몰(www.scgmall.co.kr)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도시산업은 2011년 185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316억원을 기록함으로써  71.0% 급신장했다. 수익도 좋다. 최근 2년간 각각 27억원, 3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에는 설립 후 처음으로 1억원 배당을 실시했다. 사업이 결실을 맺으면서 아직은 지배기반이 취약한 김 부사장에게는 향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든든한 재원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계열사들의 일감이 자리하고 있다. 주력사인 서울도시가스를 비롯해 계열사들로부터 올린 매출이 각각 2011년 68.6%에 이어 지난해 47.8%에 이르고 있는 것. 이로인해 무엇보다 일감몰아주기 과세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변동없는 100% 대주주 지위

올해부터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들로부터 30%가 넘는 매출을 올릴 경우, 해당 수혜 계열사 지분을 3% 이상 소유한 지배주주나 친척은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 내년부터는 내부거래비율이 15%로 낮아진다. 수혜를 입은 계열사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에 각각 정상거래비율 30%(15%)와 소유지분 3%를 초과하는 비율을 곱해 세금이 매겨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도시산업이 추진중인 자회사(지분율 89.3%) 에스씨지솔루션즈와의 합병은 앞으로 김 부사장이 세금 부담을 한 결 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번 합병은 오는 8월 최대주주인 서울도시산업이 자회사에 흡수합병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계열사만 갈아탈 뿐 김 부사장의 100% 대주주 지위에는 변동이 없다.

하지만 합병법인의 계열 매출 비중은 상당폭 낮아진다. SCG솔루션즈는 서울도시가스의 한 사업부에서 출발해 2009년 11월 독립법인으로 전환한 계열사로 정보기술(IT) 비즈니스 컨설팅, 방송·통신 네트워크 장비 수입 판매, 그룹의 시스템통합(SI) 사업을 하고 있다. SCG솔루션즈 또한 지난해 매출 405억원에 순이익 25억원을 올린 알짜 계열사다. 반면 계열 매출은 70억원 정도로 17.3% 수준이다.

따라서 서울도시산업과 SCG솔루션즈를 합치면 내부거래비율을 큰 폭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양사의 지난해 매출을 단순 합산해 볼 때 전체 721억원 중 계열매출이 221억원으로 그 비중은 30.7%로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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