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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계家]<6>星宇②長子의 위기

  • 2013.07.08(월) 11:08

건설경기 침체…레저사업 무리한 확장 ‘화근’
2010년 현대시멘트․성우종건 워크아웃 ‘멍에’

창업주 자손들이 모두 물려받은 부를 잘 관리하리란 보장은 없다. ‘3대 가는 부자(富者) 없다’는 말은 그만큼 창업(創業)보다 수성(守成)이 더 어렵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자손들은 돈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운도 있어야 한다.

고(故)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정몽선(59) 성우그룹 회장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형편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잘나갔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주택경기 호황으로 돈을 쓸어 담다시피 했다. 그러나 정 회장의 곳간은 비어가고 있다. 레저사업을 지나치게 벌린 게 화근이었다.

◇동력을 잃다

성우그룹의 본가(本家) 현대시멘트가 격랑을 만났다. 외환위기 당시 시멘트업체들이 우수수 무너질 때도 굳건하게 버텨냈던 현대시멘트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 침체로 성장 동력을 잃었다. 급기야 2010년 자회사 성우종합건설과 함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정 회장이 적통을 이은지 14년만의 일이다.

정 회장은 중앙고와 한양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트포드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1978년 현대양행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현대건설 등에서 현장경험을 쌓으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그러다 현대시멘트 전무로 본가에 들어가 후계자로서의 위치를 다지기 시작했다. 성우그룹이 출범한 1990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정 회장은 1997년 1월 회장에 오름으로써 마침내 2체 체제의 닻을 올렸다.

그룹의 모태인 현대시멘트와 강원도 횡성의 현대성우리조트(현 웰리힐리파크)를 운영하는 성우종합레저산업(1999년 현대시멘트에 흡수합병), 성우종건, 성우이컴(현 성우오스타개발·IT), 하나산업(레미콘) 등 5개 계열사가 정 회장 몫이었다.

외환위기를 버텨낸 정 회장은 거칠 것이 없었다. 2000년대 들어 주택경기가 살아나면서 주력사인 현대시멘트가 거침없이 뻗어나갔기 때문이다. 시멘트시장 4위의 안정적 지위를 바탕으로 수년간 건설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판매량이 폭증했다. 곳간은 벌어들인 돈으로 넘쳐났다. 2003년 실적만 보더라도 매출 4320억원에 영업이익이 1170억원으로 매출액영업이익률이 27.2%에 달할 정도였다. 

◇죄다 팔았지만…

계속될 것 만 같던 영화(榮華)는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점점 빛을 잃기 시작했다. 전방(前方) 수요산업인 건설경기 둔화로 사업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레저사업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성우그룹은 레저사업 초기 스키장과 콘도 사업만 했다. 이로 인해 겨울 한 철 장사라는 한계가 있었다. 성우그룹은 계절적 편중성을 완화하기 위해 오스타CC(충북 단양)와 현대성우퍼블릭(강원 둔내) 등 골프장을 잇따라 지었다. 이 과정에서 외부 돈까지 끌어다 썼다. 2008년까지 투입된 자금이 총 2200억원에 달했다.

재무안전성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2005년말 1600억원 수준이던 총차입금이 2008년말 4400억원으로 불어나면서 부채비율은 72.0%에서 229.2%로 수직 상승했다. 영업실적 또한 3480억원 매출에 680억원 적자를 낼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회사인 성우종건이 어려움에 빠졌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 악화로 서울 양재 복합유통센터 등의 대규모 사업이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그간 외부차입을 통해 성우종건에 사업자금을 빌려주고 지급보증을 섰던 현대시멘트가 부실을 떠안았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현대시멘트는 2010년 2월 오스타CC를 매각(600억원)하는 등 나름 재무개선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워크아웃은 필연적인 수순이었다.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기다리고 있던 것은 눈물겨운 사업 구조조정이었다. 웬만큼 돈 되는 것들은 죄다 내다 팔았다. 2011년 12월 스키장, 콘도미니엄, 유스호스텔, 골프장 등 종합레저시설을 갖춘 현대성우리조트를 1180억원에 신안그룹에 넘겼다. 본사 사옥도 750억원에 팔았다. 지난해 4월에는 계열사 하나산업을 청산시켰다. 시멘트 사업부문만 남은 현대시멘트, 적자에 허덕이는 성우종합건설·성우오스타개발 등 3개 계열사에서 그룹의 위상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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