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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노조 파업 언제까지 갈까

  • 2013.08.20(화) 11:20

추석·차기 집행부 선거 등으로 '부분파업'에 무게

현대차 노조가 마침내 파업에 돌입했다. 예상했던 일이다. 문제는 얼마나 오랫동안, 어느 정도의 강도로 진행되느냐 여부다.

올해 현대차 노조가 처한 상황은 다른 때와 사뭇 다르다. 우선 추석 변수가 크다. 추석 연휴 전에 임단협을 타결해야하는 부담이 있다. 다음달로 예정된 노조 집행부 선거도 파업의 기간과 강도를 좌우할 주요 변수다.

◇ '추석' 변수

현대차 노조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각 4시간씩 총 8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통상 현대차 노조는 매년 파업시 부분 파업 이후 전면파업에 들어간다. 예정된 수순이다.

부분파업 이후에는 사측과 교섭을 재개한다. 오는 22일 19차 임단협 교섭이 예정돼 있다. 교섭 이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다음 파업의 수위를 결정한다. 대체로 이 단계 이후에는 전면파업에 돌입한다.

현대차에서는 이번 부분파업으로 총 1080억원 가량의 생산차질을 입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미 상반기 특근 거부로 1조7000억원의 손실을 입은 터라 현대차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20일과 21일 이틀간 각 4시간씩 총 8시간의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를 둘러싼 환경이 그다지 녹록지 않다. 가장 큰 것이 '추석 변수'다. 올해 추석은 다음달 19일이다. 약 한달 가량 남았다. 이 기간 안에 사측과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하면 현 노조 집행부는 타격을 입게 된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급여는 물론 추석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노조원들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현 노조 집행부가 조급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 파업 결정은 다른 때보다 시기적으로 늦었다. 그만큼 노조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줄었다.

현대차 한 노조원은 "다른 때보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인식이 집행부 사이에 있는 것 같다"며 "만일 추석 연휴 전에 타결 되지 않으면 일선 노조원들의 파업 이탈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차기 선거' 변수

다음 달로 예정된 노조 집행부 선거도 변수다. 현재 현대차 노조 내에는 총 7개 계파가 활동하고 있다. 현 집행부는 그중에서도 강성으로 꼽힌다. '재집권'을 위해서는 올해 임단협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집행부가 파업을 유도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로 현대차 노조가 올해 파업 수위를 강하게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현 집행부는 이미 지난해에도 27차례에 걸친 부분 파업과 잔업 및 특근 거부를 강행했었다.
 

[올해 현대차 노조의 파업에는 추석 연휴와 차기 집행부 선거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전면파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리 성향의 계파에서도 이번 파업을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현 집행부와 다르다. 파업 장기화를 유도해 현 집행부의 지도력에 흠집을 내겠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되면 차기 선거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현대차는 노조의 파업에 대해 '해외 생산 확대'로 맞선다는 전략이다. 이미 상반기 현대차의 해외 생산·판매는 전체 판매량의 60%를 넘어섰다. 매년 속을 썩이는 국내 노조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해외 생산 확대'라는 카드는 매력적이다.

다만, 현대차가 '해외 생산 확대'카드를 꺼내들 경우 노조의 파업 수위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위협용 카드로는 유용할지 몰라도 파업을 종식시키는 카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 '부분 파업'에 무게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조 파업에 대해 실적 저해 요소이기는 하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면파업보다는 부분파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만일 현대차 노조가 부분파업만 진행한다면 현대차의 손실은 현저하게 줄어든다. 일주일에 두 차례 부분파업에 따른 손실은 현대차의 하루치 생산량 정도다. 이는 하반기 특근을 통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현 노조 집행부가 올해 상반기 주말특근 거부에 따른 조합원의 임금손실 영향 등으로 전면파업이 아닌 부분파업을 선택했던 점도 부분파업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사회적 이목과 지난해에도 부분파업에 주력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도 부분파업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파업 장기화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노조 대의원 선거 일정을 고려해 늦어도 오는 9월 13일에는 파업이 종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이번 파업은 과거와 달리 파업을 합리화할 수 있는 타임오프제와 같은 안건이 없다"며 "상반기 특근거부에 따른 노조원들의 경제적 손실 등을 고려했을 때 총파업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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