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취임후 처음으로 열린 10대 그룹 총수들과의 간담회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당면 과제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과 상법 개정안 등 재계 전체가 직면한 과제는 물론 각 그룹들은 저마다의 고민거리를 털어놨다. 간담회에서 나온 그룹 총수들의 말을 통해 10대 그룹의 현안을 짚어본다. [편집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8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관광산업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제2롯데월드 개장을 통해 관광산업에 주력하겠으니 정부도 신경을 써달라고 에둘러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잠실 제2롯데월드는 롯데의 숙원사업으로 내년 5월부터 단계적으로 문을 연다. 112층짜리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 관광 자원이 확충돼 국내 관광 수입이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2롯데월드는 석촌호수와 한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데다 강남권역을 대부분 볼 수 있는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다. 롯데는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국내에 찾아오는 관광객이 20~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전사적으로 관광 산업에 힘을 모으고 있다. 호텔(롯데호텔)과 테마파크(롯데월드), 여행사(롯데JTB), 면세점 등이 관광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그룹은 주력 사업으로 관광을 꼽으며 공격적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얼마전 롯데호텔은 오는 2018년까지 국내 25개와 해외 15개 총 40개 체인망을 만들어 아시아 3대 호텔체인으로 거듭날 계획을 밝혔다.
신동빈 회장 본인도 지난해부터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매진해왔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내달 서울에서 국제 여행·관광업계의 다보스 포럼이라 불리는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의 아시아 지역총회를 연다. 이번 WTTC 지역총회가 우리나라에 열리게 된 것은 WTTC회원이자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 회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 회장은 이날 오찬에서 롯데그룹이 중소상인과의 상생 방안의 하나로 만든 장바구니를 가져와 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롯데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 운동을 소개하기 위해 장바구니를 펼쳐 보이기까지 한 것이다.
신 회장은 "여성과 지방대 출신 채용을 확대하고 지역전통시장을 살리는데도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동반성장에 주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 회장의 이러한 모습은 롯데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높다는 지적이 새 정부 들어 나오는 것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이명박 정부와 지난 5년 동안 밀월관계를 유지해 오면서 제2롯데월드 등 숙원 사업을 원만하게 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