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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중요한 이유

  • 2014.03.07(금) 13:31

회장 직함 유지..'상징성' 작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사임한 가운데 '회장' 직함의 유지 여부를 놓고 한차례 소동이 일었다. 최 회장이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사임하면서 회장 직함도 내려놓는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지난 4일 최태원 회장이 그룹내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회사발전 우선과 도의적인 측면에서 책임을 지고 모든 관계사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고자 한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이후 최 회장이 등기이사를 사임하고 대주주로서의 지위만 유지할 것이라는 점에서 회장 직함까지 내려놓을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SK그룹은 6일 이를 부인했다. 최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사임했지만 회장 직함까지 내려놓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SK그룹의 이같은 입장은 무엇보다 '회장'이라는 직함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 형제의 실형으로 가뜩이나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가 더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집행유예를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에서는 물러나지만 회장 직함은 그대로 유지했다.

 

엄밀히 말해 '회장'이라는 자리는 법적인 자리는 아니다. 회장 직함은 있지만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사례들도 많다. 하지만 회장이라는 직함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은 다른 등기이사들을 뛰어넘는다.

 

국내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대표적이다. 이 회장은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지도 않고, 삼성전자로부터 별도의 급여를 받지도 않는다. 하지만 회장 직함을 유지함으로써 조직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회장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빌 게이츠'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이 회장 직함을 유지하기로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회장 직함 유지와 관련, 금전적인 문제는 부차적이다. 최 회장은 공식적인 자리를 사임했지만 대주주라는 지위를 가지고 있는 만큼 각 계열사로부터 나오는 배당금을 받는다. 재벌닷컴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회계연도 기준 약 285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받을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회장직 유지가 향후 최 회장의 복귀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복귀까지 상당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시선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6개 위원회를 중심으로 최 회장의 공백에 대처해 왔고, 앞으로도 이같은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지난 4일 "SK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산하 위원회, 각 사 CEO들의 리더십과 8만여 전 구성원들이 수펙스추구와 한 마음 한 뜻으로 위기를 극복해 고객과 국민들이 사랑하는 SK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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