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컴퓨터에서만 쓰는 그룹웨어를 휴대폰에서도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여름에는 요즘 유행하는 '쿨 비즈' 복장으로 출근하면 어떨까요?"
효성이 변하고 있다. 밝고 젊은 이미지로의 변신이 요즘 효성의 화두다. 효성은 섬유와 소재 전문 기업이다. 세계 1위 점유율의 제품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지만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효성의 기업 이미지는 '고루'하고 '보수적'이다. 최첨단 소재 기술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 받고 있지만 정작 기업 이미지는 '첨단'과는 거리가 멀다. 조현준 효성 전략본부장(사장)의 고민이 여기에 있었다.
조 사장은 효성의 기업 이미지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마침 최근 효성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라 조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라도 기업 이미지 변신 작업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 조현준 사장은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소통을 통한 '젊은' 효성 만들기에 나섰다. |
이를 위해 조 사장은 우선 사내 젊은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것이 효성의 쌍방향 사내 게시판인 '통통게시판'이다.
'통통게시판'은 효성 임직원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회사에 대한 의견을 올릴 수 있다. 회사에 비판적인 내용이라도 상관없다. 게시판은 효성 인사팀에서 관리한다. 하지만 올라온 내용을 지울 수 있는 권한은 없다. 회장도 지울 수 없다.
조 사장은 매일 '통통게시판'을 직접 체크한다. 사내의 여러 의견을 듣고 기업 이미지 변신을 위한 아이디어를 듣는다. 물론 비판적인 내용도 직접 보고 확인한다. 사원부터 사장까지 소통할 수 있는 장인 셈이다.
▲ 효성은 최근 20여년 만에 TV 광고를 재개했다. 조현준 사장이 직접 제작에 참여했다. 효성의 이번 광고는 효성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기술들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형상화했다. |
효성이 실시하고 있는 '쿨비즈'도 '통통게시판'을 통해 제안된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이밖에도 무더위 속에 일하는 현장 근로자들을 위해 효성이 만든 실로 제작한 '쿨 토시'를 지급한 것도 '통통게시판'에 제안된 내용이었다.
효성은 최근 20여년만에 기업 광고를 시작했다. 종전과는 다른 효성만의 밝고 활기 넘치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 기업 광고도 임직원들의 제안이 발단이 됐다. 조 사장은 이 제안을 듣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광고의 기본 콘셉트에서 구성, 심지어 배경음악까지 조 사장이 직접 챙겼다. 광고 제작 과정에도 매 단계마다 조 사장이 직접 체크하고 조언하며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효성의 이번 광고 콘셉트는 ‘세상 모든 창조에 영감을 불어넣다(Creativity Inspired)’다. 효성의 근간 사업이 되는 ‘섬유’가 주요 제품인 스판덱스, 타이어코드를 비롯해 탄소섬유, 폴리케톤 등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그렸다.
조 사장이 이번 광고에 공을 들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고루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고 '젊은' 효성에 근무한다는 자부심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또 하나는 최근 회사를 둘러싼 각종 악재에도 불구 임직원들이 의기소침하지 않고 좀 더 진취적으로 난국을 타개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조 사장이 이번 광고에 심혈을 기울인 이유다.
조 사장은 “젊은 효성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는 언제든지 수용하고 현업에서 적용 가능하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TV광고를 비롯해 대내외에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할 방안을 활용해 더욱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효성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