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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도 일본도..이케아 '호갱님'

  • 2014.11.27(목) 11:30

가격정책 뜯어보니...
“그때 그때 달라요”

"소비자가 이케아의 '봉'인가."


이케아 가격차별 논란이 뜨겁다. 한국에서 파는 이케아 일부 제품 가격이 뻥튀기 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베스토 부르스 TV 장식장'(사진)이 대표적 사례다. 우리나라에서 44만9000원인 이 책장은 미국에서 249달러(27만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1.6배 비싸다. 스웨덴(29만7000원), 영국(34만8000원), 일본(37만6000원)에서도 동일 제품을 우리나라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차별 논란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불거지는 건 아니다. 이케아의 '고무줄 가격'에 대해 해외 소비자들도 의혹과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영국·중국·일본도 이케아 ‘호갱’


미국·중국·영국 등 해외에서도 이케아의 들쭉날쭉한 가격은 논란거리다. 똑같은 제품도 일부 국가에서는 가격이 껑충 뛴다. 영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한 술 더 떠 최대 3배 정도 비싼 제품도 있다.


분리수거용 크날라(Knalla) 가방이 논란의 대상이다. 영국서 현재 5파운드(8700원)에 팔리는 이 가방은 미국에서는 2달러49센트(2800원)다. 브림네스(Brimnes) 침대 프레임은 영국(226파운드, 39만3000원)이 미국(219달러, 24만3000원)보다 1.6배 비싸다.


지난해에는 프라이헤텐(Friheten) 소파가 도마에 올랐다. 영국에서는 525파운드(91만5000원)로 폴란드(307파운드, 53만5000원)보다 71% 비쌌다. 스페인과 독일에서는 동일 제품이 344파운드(59만9000원)에 팔렸다.

 

▲영국에서 논란이 된 이케아 제품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분리수거용 크날라(Knalla) 가방, 브림네스(Brimnes) 침대 프레임, 프라이헤텐(Friheten) 소파.


영국 소비자 협회인 소비자행동그룹(CAG, Consumer Action Group)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영국이 이케아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냐는 것이다.


이케아가 중국·일본에서도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3월 하버드대학 경제학 저널인 '쿼털리 저널 오브 이코노믹스(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에 실린 '단일 통화, 제품 소개, 실질 환율'이라는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중국·일본에서 팔리는 이케아 제품의 상대적 가격은 미국보다 평균 20% 정도 높다. 이 논문은 각국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이케아 제품 가격이 국가별로 얼마나 차이를 보이는지 분석했다.

 

◇이케아 “일물일가(一物一價)는 없다”

 

이같은 '고무줄' 가격 논란에도 이케아는 꿈쩍도 않고 있다. 같은 제품이라도 같은 가격을 매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나라마다 유통을 거쳐 판매까지 드는 비용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케아코리아 앤드류 존슨 세일즈 매니저는 "각국의 유통·통화·관세·부가가치세·물가와 시장 상황 등을 반영해 가격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팔릴 것 같은 제품은 더 저렴한 가격을 책정한다. 이른바 '박리다매' 전략이다.

 

'피에스 수납장' 제품(사진)이 한 예다. 이케아 측은 이 제품이 우리나라에서 '국민 가구'라고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인기가 높자 다른 나라보다 더 낮은 가격을 매겼다고 밝혔다.


이케아코리아 마케팅 매니저인 울프 스메드버그는 "비싼 제품도 인기를 얻어 판매 수량이 늘어나면 가격을 낮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쟁사의 제품가격도 가격을 산정할 때 계산에 넣는다. 경쟁사보다 싸게 판다는 전략이다. 이케아 측은 "한국의 가정을 방문해 조사할 때 경쟁사의 가구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에 비해 가장 낮은 가격을 제공하는 게 이케아의 목표"라고 밝혔다.

 

◇전문가 “이케아 매 맞는 건 당연”

 

그러나 이케아의 해명에도 소비자들의 비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가격차별 의혹을 제기하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가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권리를 주장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허경옥 성신여대 생활과학대학 교수는 "가격을 어느 정도에 책정할지는 이케아의 권한이다"라며 "그러나 이케아의 가격 산정에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고 가격 비교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업체에 불매 운동을 하는 등 가격 인하 압박을 넣는 것도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이케아가 고가 논란에 휩싸이자 공정거래위원회도 관심을 갖고 보기 시작했다. 공정위는 "소비자 단체를 통해 이케아의 국내외 판매 가격을 조사해 내년 2월께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이케아가 가격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케아가 한 발 앞서 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하버드 저널..“이케아, 중국·일본서 가격 뻥튀기”


하버드대학 경제학 저널인 '쿼털리 저널 오브 이코노믹스(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는 지난 3월 '단일 통화, 제품 소개, 실질 환율'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소개했다. 이 논문은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전세계 85개국 6만9000개 이케아 제품 가격을 실질환율(RER, Real Exchange Rate)로 바꿔 비교한 결과를 실었다. 각국의 물가, 환율, 소비자 구매력 등의 조건이 같다고 봤을 때 중국과 일본 소비자는 미국보다 평균 20% 정도 더 비싸게 이케아 물건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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