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CEO&]총수 공백 SK, 위기관리 '빨간불'

  • 2015.03.26(목) 17:59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최태원 회장이 자리를 비우고 있는 사이 곳곳에서 잡음이 들리고 있는 SK그룹을 짚어봅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
요새 가장 시끄러운 기업, 두말할 것도 없이 포스코입니다. 여기에 묻혀 있지만 최근 SK그룹도 이래저래 바람 잘 날이 없어 보입니다.

 

총수인 최태원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상당수 계열사들이 실적부진에 빠져 있는데요. 최근, 작년 연말 사장단 인사를 둘러싸고 최고 경영진간 불협화음마저 나오고 있답니다. SK그룹의 시끄러운 속사정, <비즈니스워치> 윤도진 기자와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앵커1>
윤 기자, "내가 왜 임기를 남겨놓고 중도 퇴임해야 하냐."  작년말 퇴임한 문덕규 SK네트웍스 사장이 직원들 전체에 이런 메일을 보냈다고요? 도대체 이게 무슨 말입니까?

 

<기자1>

▲ 문덕규 전 SK네트웍스 사장

네 지난 19일 일인데요. 문덕규 전 SK네트웍스 사장이 네트웍스 모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게 임기중 퇴진에 대한 배경을 물어봤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메일 내용을 보면 문 사장은 "지난해 말 '이제 그만 내려놓으세요'라는 말 외에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 물러나야 하는 사유를 말해 달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국내 3대 그룹에서 임기 중인 CEO를 아무런 사유나 설명 없이 퇴임시키는 관행은 중단되고 근절돼야 한다"는 말들을 쏟아 냈습니다.

 

또 현재 복역 중인 최태원 회장과 과거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 등을 언급하면서 "그룹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수준과 신상필벌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불행한 상황에 대해 우리 그룹에서는 정녕 아무도 책임이 없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김 의장에게 따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문 전 사장은 이 이메일을 바로 회수했지만, 그룹 사장단 인사를 둘러싸고 최고경영진간 갈등이 외부로 불거졌다는 점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총수를 대신해 그룹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계열사들이 어찌 보고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앵커2>
윤기자, SK그룹의 지난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잖아요. 인사발표 전인데도 미디어들이 인사 내용을 확정적으로 쓰기도 했고,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별안간 2선 퇴진하는 모습도 보였단 말입니다.

 

그래서 다들, 뭔 이유가 있었나 보다하고 생각했는데, 최고위층끼리 분란이 있는 것을 보니 그것도 아니었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최고 경영진 사이의 일들 말고도 수사당국에서도 SK그룹에 날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 보이던데요. SK C&C는 방위사업 비리와 관련해서도 거론됐고요?

 

 

<기자2>
맞습니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이 지난 14일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 도입 비리 의혹에 연루된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과 함께 SK C&C 임원이었던 권 모 씨를 구속했는데요.

 

이 회장은 장비 도입 사업과정에서 570억원 가량인 사업비를 1080억원까지 부풀려 500억원 넘는 돈을 가로챘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사업 추진 당시 '국내 업체를 통해 자체적으로 이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방사청에 제안해 연구개발비용을 더 받아냈는데, 이 과정에서 추천된 것이 SK그룹의 SK C&C입니다.

 

하지만 실제 연구개발을 이뤄지지 않았고 자금만 사라진 것이 문제가 된 상태입니다.

 

<앵커3>
SK건설은 최근에 검찰의 고발요청권이 들어와 홍역을 치르고 있죠?

 

<기자3>
SK건설은 최근 검찰의 고발요청권 첫 사례가 되기도 했는데요. 새만금방조제 건설과정에서 담합을 주도했다는 혐의입니다. SK건설은 이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지만 검찰은 다시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습니다.

 

이는 검찰이 이 담합 사건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를 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 SK C&C 분당 사옥(왼쪽) SK건설 관훈 사옥(오른쪽)


<앵커4>
최 회장이 징역 4년형을 받고 법정구속된 지 어느덧 2년이 지났는데요. 이런 일련의 사건들, 총수 공백이 길어지면서 기업 경영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해보이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4>
모든 일들이 직접적으로 최 회장의 부재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구심점이 없는 상황이다보니 SK그룹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는 데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부진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 와중에 내부적인 리더십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옵니다.

 

특히 김창근 의장이 '따로 또 같이'를 표방하면서 이끌고 있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중심의 경영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최 회장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4-1>
그럼 SK그룹, 현상황,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하는 겁니까?

 

<기자4-1>
문제는 최 회장의 공백이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건데요. 박근혜 대통령이 법무부가 종합적으로 판단하라는 일종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가석방은 형기의 80%를 채워야 한다는 준칙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기댈 수 있는 것은 대통령의 사면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데요. 지난해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기업 오너 일가들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정치권도 대사면을 거론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마무리>
그렇네요. SK그룹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어떻게 수습할지 주목됩니다. 윤도진 기자 잘들었습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