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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①대구·경북에 '1등 DNA' 심는다

  • 2015.05.14(목) 09:14

비즈니스워치 창간 2주년 특별기획 <좋은기업> [함께가자!]
삼성, 대구·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운영
노하우 접목해 스타트업·지역산업 활성화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주력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주요 대기업들이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은 지역별로 나서 창업은 물론 기존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다. 대기업 들이 가진 노하우 등을 접목, 새로운 '혁신'을 통해 성장기반을 만들자는 생각에서다. 새로운 길을 가고 있는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아 현재 현황과 계획 등을 들어본다. [편집자]

 

근사하게 꾸며진 카페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중앙에 위치한 회의실 벽면은 모두 메모가 가능한 공간으로 꾸며졌고, 곳곳에는 알록달록한 원색 쿠션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최소한의 가림막만으로 구분된 공간에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성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핵심과제로 운영중인 C-Lab(Creative Lab). 지금 이곳에는 17개 기업들이 꿈을 키우고 있다. 대구혁신센터는 이들 기업에게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에서 운영하고 있는 엑설러레이션 프로그램을 도입해 조기에 사업화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 창조센터 '맏형'..혁신기업 키운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해 전국 혁신센터중 가장 먼저 출범했다. 동대구역 인근 대구무역회관에 자리잡은 대구혁신센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공간은 아이디어 카페.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언제든 와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바로 옆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소프트웨어와 앱 등을 테스트할 수 있는 장비들도 갖췄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가장 주목 받는 곳은 역시 13층에 위치한 C-Lab. 스타트업 기업들은 이곳에서 6개월간 센터의 지원을 받게 된다. 삼성에서 파견된 멘토들도 대기중이다. 기술에서 특허, 법률, 마케팅 등에 대한 조언이 이뤄진다.

 

▲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C-Lab의 모습. 개방형 원룸 구조로 설계됐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이 공간에서 6개월간 센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

창업준비금 2000만원과 함께 엄격한 심사를 통해 아이디어 실현 가능성이 인정되면 최대 5억원 가량의 추가 자금지원도 이뤄진다. 대구시와 삼성이 각각 100억원씩 출자해 만든 200억원 규모의 펀드가 재원이다.

 

C-Lab 1기들은 다음달 졸업 예정이다. 대구혁신센터는 현재 2기를 모집하고 있다. 1기 모집 당시 경쟁률이 200대1을 넘었고, 이번 2기 모집 경쟁률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선일 센터장은 "한번 들어온 팀 가운데 가능성 있는 곳은 포스트 C-Lab 개념으로 지속적으로 관리해줄 생각"이라며 "1년에 40팀 정도를 모집해 6개월간 과정을 거친후 졸업시키는 과정이 누적되면 그중 분명히 스타 기업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혁신센터는 지난해 11월 이후 매월 벤처파트너스 데이를 개최하고 있다. 벤처기업들과 투자자들을 연결하는 자리다.

 

이미 14개 업체에 22억원 규모의 투자가 확정됐고, 추가 투자를 위한 협상도 진행중이다. 창업기업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강의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산학연 지원사업 등 기존에 있던 프로그램 등을 연계하는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김 센터장은 "혁신센터는 영화감독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영화감독이 이미 있던 시나리오나 배우의 캐릭터를 변화시켜 전혀 다른 얘기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우리도 자체 프로그램과 기존 프로그램 등 자원들을 최대한 조화롭게 활용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창업기업 외에 지역내 전통산업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대구에 패션관련 기업이 많다는 점에서 착안해 'C-패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소재부터 프로세스, 디자인까지 지역기업 100여개와 정부 프로그램을 결합시키고 여기에 제일모직이 가세하는 구조다. 사물인터넷 산업을 집중 유치해 대구지역 산업기반을 변모하겠다는 중장기계획도 가지고 있다.

 

김 센터장은 "단순한 지원이 아닌 실제 기업들이 필요한 부분을 발굴해 혁신을 유도하겠다는 생각"이라며 "지역기업 경영자들을 모아 다양한 의견을 듣고 토론하는 자리도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모태 제일모직, 창조경제단지로

 

대구시 북구 옛 제일모직 부지. 삼성의 모태였던 제일모직이 설립되고, 성장했던 그 자리에서 창조경제단지가 들어선다. 삼성은 내년 12월까지 약 900억원을 투자해 이 자리에 대구창조경제단지를 짓기로 했다. 부지 9만199㎡, 연면적 4만3040㎡ 규모의 창조경제단지는 이제 '제2의 삼성'을 꿈꾸는 기업들을 위한 베이스캠프로 활용된다.

 

대구창조경제단지는 창조경제존과 삼성존, 아뜰리에존, 커뮤니티존 등 테마별 4개 구역으로 만들어진다. 대표시설이 자리잡을 '창조경제존'은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되며 창조경제혁신센터도 이곳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소호 오피스 등이 위치해 창업기업은 물론 지역산업 활성화 등의 지원이 이뤄지는 곳이다.

 

 

'삼성존'에는 삼성상회와 창업기념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은 대구 인교동에 있던 삼성상회를 해체한 후 보관하고 있던 자재를 그대로 이용해 원형 복원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상회가 삼성의 시초인 만큼 창업당시 생산·판매설비와 제품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창업기념관은 이병철 회장의 집무실과 전시실 등을 마련해 삼성의 역사 등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한다. 과거 제일모직 여자 기숙사에는 미술 소품과 공예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공방과 카페 등이 들어서는 '아뜰리에존'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밖에 지역사회,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도 들어서게 된다.

 

◇ 경북혁신센터 '스마트 팩토리' 전도사

 

삼성은 대구외에 경북지역 기업들을 육성하기 위해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도 참여하고 있다. 대구혁신센터가 창업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구미에 위치한 경북센터는 지역내 제조기업들의 혁신에 중점을 두는 구조다.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스마트 팩토리'다. 사물인터넷(IoT)이나 가상 물리적 시스템(CPS) 등 ICT를 제조업과 융합시켜 제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높이는 것이 목표다. 경북혁신센터는 삼성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제조 노하우와 IT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 경북혁신센터에 설치된 스마트 팩토리 랩에서는 제조 공정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볼 수 있다.

 

경북혁신센터에 설치된 스마트팩토리 랩은 사물인터넷 기반 생산공정 자동화, 지능형 초정밀 가공, 공정 시뮬레이션 기법 등 삼성이 가지고 있는 제조혁신 노하우가 집약돼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스마트팩토리 랩을 통해 사전에 제품개발부터 생산까지 시뮬레이션을 진행해보고 최적의 운영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시범사업자도 선정됐다. 플라스틱 사출을 전문으로 하던 KT-Tech는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아 메탈 케이스 생산에 돌입한 상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과 연계된다.

 

삼성과 경상북도가 각각 100억원씩 출자한 R펀드의 지원을 받아 초정밀 가공설비 10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삼성은 이들 장비가 안정화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KT-Tech는 공정개선을 통해 생산성도 70%이상 끌어올렸다.

 

▲ 스마트팩토리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KT-Tech는 삼성의 도움을 받아 메탈케이스 생산에 성공했다.

 

인탑스 역시 제조공정을 혁신했다. 3D를 통해 제조공정을 실제처럼 시뮬레이션한 결과 비효율적인 부분을 찾아내 이를 고쳤다. 그 결과 보유하고 있던 장비중 10대를 다른 제조공정에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인탑스는 사물인터넷 기반 생산공정 자동화 프로그램도 시행한다.

 

경북혁신센터는 이같은 제조혁신 전문가 과정을 연 4차례 진행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누구나 이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인탑스의 사례처럼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낭비요소를 찾아내고, 제조공정을 혁신하는 과정을 배울 수 있다.

 

삼성은 스마트 팩토리 확대를 위해 제조혁신 관련 전문가 30여명을 투입한 상태다. 올해 100개, 오는 2017년까지 400개의 스마트 팩토리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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