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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CEO의 비결]⑧이인원 롯데 부회장의 '관심(觀心)'

  • 2015.07.06(월) 15:29

신격호 총괄회장의 두터운 신뢰
전문경영인 최초 부회장 승진

 

관심법(觀心法).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라는 의미다. 지금부터 10여년전 인기를 끌었던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궁예는 미륵으로부터 이른바 '관심법'을 배웠다며 마음에 들지 않는 주변 인물들을 숙청하는데 사용하곤 했다.

 

사람의 마음을 잘 파악한다는 것은 조직이나 사회생활에서 더할 수 없는 장점이다. 특히 그 대상이 오너 일가라면 그 효과는 배가될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인원 부회장은 '관심법' 수준은 아니더라도 그룹내에서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를 졸업한 이 부회장은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한다. 1987년 롯데쇼핑 이사로 자리를 옮긴 이 부회장은 관리와 상품구매, 영업 등 백화점 경영의 3대 요직을 거친후 1997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사장, 그리고 1년만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다.

 

롯데쇼핑 대표이사 시절 이 부회장은 '의심나면 끝까지 파헤치는' 철두철미함과 불시에 매장을 방문하는 현장점검으로 유명했다. 특히 '거화취실(去華就實: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을 배제하고 내실을 지향한다)'이라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론을 바탕으로 소공동 1번지 일대 이른바 롯데타운 건설을 별다른 잡음없이 지휘했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이 부회장은 지난 2007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는다. 정책본부는 그룹의 전반 경영과 주요사업을 관리하는 핵심조직이다. 주력 계열사 대표에서 그룹 전체를 관장하는 자리로 한단계 더 올라선 셈이다.

 

그리고 2011년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신동빈 회장을 대신해 정책본부를 책임지게 된다. 그룹내 전문경영인으로 부회장까지 승진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오너가 맡고 있던 본부장 자리까지 맡는 등 그룹내에서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에 이어 서열 3위로 평가받고 있다.

 

이 부회장이 이처럼 장기간 최고경영자로 재직하고 있는 배경에는 오너일가, 특히 신 총괄회장의 신뢰가 깔려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리고 이같은 신뢰는 신 총괄회장의 뜻을 가장 잘 헤아리는 능력에서 비롯됐다.

 

신 총괄회장을 포함한 오너일가의 신뢰도는 여전히 높다. 롯데는 제2롯데월드 안전성 이슈가 불거지자 올 1월 안전관리위원회를 만들고, 위원장으로 이 부회장을 선임했다. 이 사업은 신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이다.

 

이 부회장은 제2롯데월드 안전성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 재개장과 함께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정책본부의 롯데월드타워 입주를 공식 발표하는 등 안전관련 논란을 상당부분 잠재웠다.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의 경우 당분간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이인원 부회장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만 93세인 신 총괄회장은 지난 5월말 직접 제2롯데월드 현장을 방문하는 등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롯데그룹 장자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후계경쟁에서 승리한 것으로 평가받는 신동빈 회장의 체제가 완전히 구축되기 전까지 이 부회장의 역할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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