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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본업에 집중'..계열사 확 줄인다

  • 2015.07.15(수) 18:44

고강도 혁신 계획 'IP 2.0' 발표..기업 정리에 중점
권오준 회장 "재창업의 자세로 돌아가겠다"

포스코가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권오준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변화를 기치로 걸었지만 여전히 변화의 속도가 늦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개혁안보다 더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키로 했다. 철강이 강한 포스코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오는 2017년까지 국내 계열사의 50%, 해외 사업의 30%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총 5500억원의 손실 발생 요인을 제거하겠다는 복안이다.

◇ 고강도 혁신안 'IP 2.0' 발표

포스코는 이날 경영쇄신위원회가 준비한 'IP(Innovation POSCO) 2.0'을 발표했다. 'IP 2.0'은 지난 5월 구성한 포스코의 경영쇄신위원회가 지난 두 달 여간 포스코 전반을 재점검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정리한 혁신안이다. 그동안 포스코는 작년 3월부터 권오준 회장을 중심으로 'IP 1.0'을 추진해왔다.

'IP 2.0'의 특징은 종전에 비해 혁신의 강도가 더욱 강해졌다는 데 있다. 포스코는 지난 1년 반동안 추진해왔던 'IP 1.0'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고강도 구조조정을 포함한 'IP 2.0'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5일 고강도 혁신안인 'IP 2.0'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철강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비핵심 사업과 계열사는 과감하게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세계 조강수요가 전년대비 1.5% 감소하고 제품 가격이 22% 가량 하락하는 등 철강 산업 환경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또 계열사와 해외사업 부진으로 올해 상반기 포스코의 단독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461억원이 증가했음에도 불구, 연결 기준으로는 1527억원이 감소하는 등 결과가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검찰 수사 등으로 대내외 평판 하락도 'IP 2.0' 추진 배경으로 꼽았다.

권 회장은 "작년 3월부터 'IP 1.0'을 추진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투자를 받는 등 소기의 성과가 있었지만 부실사업 정리 등에서는 미흡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이번 'IP 2.0'을 추진하면서 기업 정리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계열사 대폭 축소..구조조정 강도 높인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오는 2017년까지 현재 42개사인 국내 계열사의 수를 22개사로 줄이기로 했다. 해외 연결법인도 현재 167개에서 오는 2017년에는 117개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워크아웃 추진반과 같은 구조조정 전담조직을 운영해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권 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철강을 중심으로 에너지, 소재, 인프라, 무역 등 4대 부문으로 짜고 독자 경쟁력이 없는 계열사나 사업은 과감히 정리할 것"이라면서 "그룹 내 비핵심 해외 사업도 매각·청산·합병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연말까지 10건의 사업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30건의 구조조정을 계획했었는데 지금까지 31건이 정리됐다. 하지만 기업 정리는 여전히 더디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또 제철소 건설 등 상공정 투자에 대해서도 해외 신규 투자는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코일 센터 등 하공정을 중심으로 한 해외 투자에 집중키로 했다. 또 오는 2017년까지 솔루션 마케팅을 통한 월드프리미어 제품 판매량을 250만톤으로 늘리고 고부가가치 제품인 자동차 강판 판매량도 950만톤으로 확대키로 헸다.

◇ '윤리' 전면에 내세운다

포스코는 또 '윤리'를 그룹의 핵심 가치로 정했다. 검찰의 비리 수사와 만연해 있는 비정상적 업무 관행 등으로 떨어질대로 떨어진 포스코에 대한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금품수수, 횡령, 성희롱, 정보조작 등의 4대 비윤리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무조건 퇴출시키기로 했다.

아울러 거래, 외주, 인사 등에 대해 100% 경쟁, 100% 기록, 100% 공개의 '3대 100% 원칙'도 적용하기로 했다. 인사에 있어서도 그동안 포스코가 강조해왔던 순혈주의를 버리고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는 경영상의 의사결정에 있어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로 했다. 권 회장은 "각종 M&A 등 경영상 의사 결정시 책임을 명확하게 해 투자 실패시 책임을 묻는 '투자 실명제'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미 총 43명의 임원을 최근에 인사조치했다"고 밝혔다.
▲ 포스코는 '윤리'를 새로운 혁신안의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이를 통해 내부적으로는 체질개선, 외부적으로는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신성장 사업을 조기에 정착시켜 부가가치를 높이기로 했다. 파이넥스, 리튬, 니켈, 연료전지 등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고유기술 사업은 투자를 확대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이다. 리튬 추출의 경우 오는 2017년부터 상업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니켈 제련도 내년 데모 플랜트를 착공한다. 연료전지는 올해 셀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권 회장은 "그동안 비정상적인 업무 관행 등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최근 급격한 환경의 변화로 더욱 강도높은 혁신을 추진키로 했다"며 "과거의 자만과 안이함을 버리고 재창업의 자세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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