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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매수권의 비밀]③구조조정의 3가지 방식

  • 2015.08.21(금) 17:51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존 경영자에게 부여하는 우선매수청구권이 논란이다. 일시적인 어려움에 처한 경영자의 경영권을 보호해 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부실 기업인의 기득권을 인정해 주는 부정적 측면도 있어서다. 우선매수청구권 도입 취지와 오남용 사례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기업 구조조정 방법은 자율협약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등으로 나눠진다.

 

자율협약은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기업과 채권단이 자율적으로 협약을 맺어 실시한다. 법적 강제성이 없고 채권단과 기업 사이에 자율적인 협의를 통해 구조조정이 이뤄져 채권단과 기업이 결정할 수 있는 폭이 다른 방식보다 넓다. 따라서 기업이 입는 대외신인도 타격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 방식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경영자들에게 당근책을 주는 게 필요하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존 지배주주의 경영권을 보장하는 것은 경영자들이 자율협약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며 “자율협약을 통해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이 경제에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횡령이나 배임 등 기존 지배주주의 경영실책 사유를 명확히 하고, 우선매수권을 부여할 때는 향후 투입된 재원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양진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자율협약 시에도 기존 지배주주의 경영권을 보장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워크아웃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진행하는 법적 절차이며 자율협약보다 한 단계 높은 강도의 구조조정 방식이다. 법원의 관여 없이 채권단과 기업의 합의에 의한 채무조정절차를 통칭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채권금융기관 주도 하에 구조조정이 이뤄져 금융당국(정부) 주도형의 개선작업으로 볼 수 있다.

 

워크아웃은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어 특혜시비 등이 생길 개연성이 크다. 이런 이유로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경영권을 부여하려면 명확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 금호산업 박삼구 회장은 워크아웃 과정에서 경영권과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았지만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강덕수 전 STX 회장은 자율협약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이 박탈됐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촉법 폐지(상설화 중단)는 관치금융 청산의 매우 중요한 단계”라며 “대기업 도산절차는 법원 절차로 통합하고, 채권자가 주로 금융기관인 중소기업의 채무재조정은 금융기관 사적 채무 재조정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한국경제연구원은 '시장 친화적인 기업 구조조정제도 구축방안' 보고서에서 "경영권의 향배는 이해당사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여서 이에 대한 원칙이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정관리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진행되는 구조조정 방식으로 가장 강도가 세다. 기업은 신규로 자금을 지원받기 어렵고, 회사채 투자자들까지 손실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자율협약 및 워크아웃과 달리 기존 관리인 유지제도와 기존 경영자 관리인 제도에 의해 기존 경영자들의 경영권을 보장한다.

 

최근에는 부실기업 경영자들이 기업 회생 과정에서 경영권을 보장받기 위해 워크아웃 대신 법정관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워크아웃에 들어간 기업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 자료: 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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