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석유화학 플랜트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을 철회하며 신사업 재정비에 나선다. 대신 새로운 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 동부팜한농 인수로 영역을 넓힌 농화학 분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카자흐스탄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 및 폴리실리콘 사업 신규 투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카자흐스탄 프로젝트는 지난 2011년 LG화학이 현지 국영석유화학사인 UCC 및 민간기업 SAT와 함께 총 42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에틸렌 83만톤과 폴리에틸렌 80만톤 규모 합작 사업이다.
하지만 합작 계약 체결 후 EPC(설계·조달·시공) 비용 등 시설 투자비가 급격히 늘고, 장기적인 유가하락으로 인해 가스 기반 석유화학 생산설비 경쟁력이 크게 감소했다는 판단에 투자를 접었다. 실제 2011년 말 기준 브렌트 유는 배럴 당 106달러였지만 현재 32.2달러로 급락한 상태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위해 2011년 세웠던 5000톤 규모의 생산공장 건설 등의 신규투자 계획도 철회한다. 악화된 폴리실리콘 시황이 단기간 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서다.
LG화학은 석유화학 플랜트 등 대규모 투자를 포기하는 대신 전기차와 ESS 배터리, 수처리 RO(역삼투압) 필터 등 신사업 분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투자 철회 결정은 글로벌 경제 불황 및 관련 산업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장기간 보류됐던 신규 투자를 마무리해 불확실성을 없애고, 가능성 높은 신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며 “배터리나 수처리 RO 필터 등 현재 추진 중인 신사업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초 인수가 확정된 동부팜한농을 통한 농화학 분야 신규 진출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이날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김건호 LG화학 금융담당 상무는 “동부팜한농은 국내 작물보호제 1위, 종자와 비료 시장 2위의 기업”이라며 “농화학 관련 사업은 향후 고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돼 LG화학의 연구개발 자원을 집중,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