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는 철강업에 있어 계절적 비수기다. 그런 가운데 포스코가 호실적을 거둔 것은 분명 주목할만 하다. 하지만 나머지 업체들의 실적도 나쁜 것은 아니다. 숫자상으로는 전년대비 감소했지만 전체적인 상황과 여건, 내용 등을 살펴보면 충분히 선전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 포스코, 나무랄 데 없었다
포스코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8.9% 감소한 12조7475억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8.7% 증가한 1조34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흑자전환한 4755억원이었다. 포스코가 분기기준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2년 3분기 이후 꼭 4년만이다.
포스코가 다시 '1조 클럽'으로 복귀할 수 있었던 데에는 본업인 철강업 덕이 컸다. 포스코의 본업 경쟁력을 알 수 있는 별도 기준 실적을 보면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3.6% 증가했다. 특히 솔루션 마케팅이 가시적인 성과를 냈고 월드 프리미엄(WP) 제품 판매도 증가했다.
3분기 솔루션 마케팅 연계 판매량은 전기대비 19.7% 증가한 104만6000톤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85만6000톤에서 시작해 매분기 증가추세다. WP 제품도 마찬가지다. 3분기 WP 제품 판매량은 403만8000톤으로 전기대비 5.3% 늘었다. 전체 제품 판매량 대비 점유율도 전기대비 2.8%포인트 늘어난 48.1%를 나타냈다.
결국 솔루션 마케팅 연계 판매와 WP 판매 증가로 수익성이 좋아진 셈이다. 여기에 그동안 고전했던 스테인리스 스틸의 경우도 원료 및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익 성장에 기여했다. 실제로 3분기 니켈가격은 전기대비 톤당 1500달러, 크롬 가격은 톤당 360달러가 올랐다. 이에 따라 제품가격도 전기대비 톤당 8만2000원 상승한 209만8000원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이 좋아졌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재무 건전성이다. 포스코는 3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각종 재무적 지표들이 호전됐다. 부채비율은 70.4%를 기록해 연결 회계 기준을 도입한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차입금도 전기대비 2조2643억원 감소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외부 차입금보다 자체 보유 현금이 많아지면서 순차입규모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 이익은 줄었지만
포스코가 호실적을 거둔 반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좋지 못했다. 현대제철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7.7% 증가한 3562억원이었지만 전기대비로는 17.6% 줄었다. 동국제강은 3분기에 전년대비 8.7% 감소한 70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기대비로는 42.1%나 감소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포스코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은 사업 포트폴리오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포스코와 달리 봉형강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판재류 중심이다. 따라서 철강업에 있어 비수기인 지난 3분기 봉형강 판매가 부진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 단위:천톤. |
하지만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실적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다. 현대제철의 경우 열연과 후판의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성공적으로 반영해 손실을 최소화했다, 특히 후판은 품질 고급화를 바탕으로 비조선용 후판의 시장점유율을 계속 올려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21%였던 점유율은 9월 24%까지 올라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봉형강류도 철근의 경우 할인폭을 축소했고 H형강은 국제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가격을 인상했다. 특히 H형강은 중국의 수입 쿼터가 조기 소진됨에 따라 3분기 시장 점유율이 49%까지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아울러 일본의 도쿄 올림픽 등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것도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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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은 비수기에 따른 후판과 봉형강 판매 감소를 컬러강판으로 메웠다. 컬러강판을 포함한 동국제강의 3분기 냉연 판매량은 전년대비 7.2% 증가한 45만7000톤이었다. 비록 후판과 봉형강의 판매는 줄었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인 냉연 판매 증가로 수익성을 방어한 셈이다. 그 덕에 동국제강은 6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갈 수 있었다.
재무건전성도 좋아졌다. 지난 2013년 179.5%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 3분기 134.5%까지 떨어졌다. 차입금도 작년 2조8871억원에서 3분기 2조5645억원을 기록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숫자상으로는 이익 규모가 줄었지만 내용면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변경과 선제적 구조조정이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