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온 역량을 집중했던 워커힐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실패했다. 지난해까지 면세점 사업을 해온 경험, 관광산업과의 연계 등 새로운 전략을 내놓았지만 결국 특혜논란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는 현대백화점과 신세계DF, 롯데면세점에게 돌아가고,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배를 마셨다.
SK네트웍스는 면세점 사업을 위해 향후 5년 동안 6000억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 경기 및 강원지역, 모두투어 등과 동북권 관광상품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특허권을 획득하지 못함에 따라 대규모 투자와 사업계획은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SK네트웍스는 추후 관련 사업 계획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 미완의 사업 재편
SK네트웍스는 올 초부터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카 비즈(Car Biz)' 사업 및 공유경제를 근간으로 한 렌탈사업으로 선정, 동양매직 인수와 패션사업부 매각 등을 진행했다.
마침표는 워커힐면세점이었다. 이를 위해 SK네트웍스는 앞으로 5년 간 워커힐면세점에 6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동양매직을 인수하는데 투자한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 만큼 워커힐면세점은 SK네트웍스에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SK네트웍스 워커힐사업부는 면세점 사업을 접은 후 적자의 늪에 빠진 상태다. 이와 함께 전체 사업 실적도 전년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네트웍스는 사업 재편과 워커힐면세점 영업개시를 통해 실적 개선을 기대했다.
하지만 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실패하면서 장기적 사업 목표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SK네트웍스는 면세점 사업부문 매출액을 2021년에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SK네트웍스가 특허권 획득에 실패하면서 매장 증설 등 그 동안 이 사업에 투자됐던 부분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6000억 투자계획 어떡해
대규모 투자도 길을 잃었다. SK네트웍스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워커힐 리조트 스파’ 등을 조성하는데 총 6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앞서 매장 확대를 위해 들인 1000억원을 더하면 면세점을 위해서만 총 7000억원이 투자되는 상황이었다.
또 최근에는 남이섬과 쁘띠프랑스, 모두투어와 동북권 관광 프로그램 개발 및 마케팅 홍보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50억원을 들여 만든 면세 운영 시스템 테스트를 완료하며 면세점 즉시 개장을 위한 준비를 마치기도 했다.
SK네트웍스 입장에서 면세점 사업 계획은 반드시 특허권을 획득한다는 가정 하에 세운 것이다. 이 때문에 특허권 획득 실패에 따른 투자 계획 수정 혹은 취소 여부는 추후에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특허권 획득에 실패는 없다’는 각오로 투자 및 사업 계획을 세운 터라 현 시점에서 이 내용에 대해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