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 SK케미칼·SK가스 부회장의 ‘SK디앤디(D&D) 매직’이 현란하다. 한 때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입에 오르내렸지만 따끔했던 시선을 벗어던진 게 불과 4년 전(前)이다.
SK디앤디가 홀로서기에 성공하며 어느덧 최 부회장의 소유주식의 가치는 1090억원으로 뛰었다. 설립 초반 60억원 남짓의 자금을 들였던 과거를 떠올리면 또 한 번 감개가 무량하다.
▲ 최창원 SK케미칼·SK가스 부회장 |
13일 SK디앤디에 따르면 2대주주인 최창원 부회장은 최근 SK디앤디 주식이 258만5000주에서 387만7500주로 증가했다. 다만 지분율은 24.0%로 종전과 변화가 없다.
주식 변동은 SK디앤디가 주주 보유주식 1주(액면가 1000원)당 0.5주를 나눠준 무상증자에서 비롯됐다. 자본잉여금(2016년 말 890억원) 중 53억8000만원이 재원이다. 이 중 12억9250만원(129만2500주)이 최 부회장에게 돌아간 것.
SK디앤디는 2004년 4월 ‘아페론’(2007년 5월 현 사명으로 변경)으로 설립된 부동산 개발업체다. 초기 자본금은 3억원이다.
최 부회장이 원래부터 SK디앤디의 주주였던 것은 아니다.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던 때는 6개월 뒤인 그 해 10월이다. 23억원을 출자해 지분 70%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추가로 자금을 집어넣은 것은 단 한 번, 2007년 6월로 40억원이다. SK디앤디의 200억원 유상증자 때다.
여기까지가 현재 SK가스(31.0%)에 이어 2대주주로서 최 부회장이 SK디앤디 지분 24.0%를 소유하게 된 내력이다. 출자 이후 단 한 주도 처분하지 않았고, 지분율만 70%→38.8%→24.0%로 변했을 뿐이다.
지금까지 SK디앤디로부터 챙긴 배당금은 총 53억원. 2010년 15억5000만원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4회에 걸쳐서다. 배당금만으로 출자금의 84%를 회수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현 주식가치는 1090억원(12일 종가 2만8000원 기준)에 달한다.
이러기까지 초창기 1등공신은 SK건설이다. 사실 SK디앤디 사업 초기에는 SK건설이 먹여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 부회장이 SK건설 경영일선에 있던 시기와 맞물려 있기도 하다.
주로 SK건설의 신규 주택사업에 가구를 납품하고, 분양대행 및 광고, 모델하우스 건설 등이 주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2011년까지만 해도 SK건설의 매출 비중은 50%를 넘었다.
이를 기반으로 설립 첫 해부터 영업흑자를 냈고, 단 한 번도 흑자를 놓친 적이 없다. 한때는 43억1000만원(이하 별도기준)을 쓸어담았다. 2005년 161억원 정도였던 매출은 2011년에 가서는 932억원을 넘었다.
이렇다보니 2014년 2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도입에 앞서서는 그 대상으로 거론되며 눈총(?)을 받았다. 최 부회장 지분이 20%(대기업 계열사 중 총수 일가의 지분 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가 넘었고, 내부 거래액이 연간 200억원 혹은 연매출의 12%를 넘었기 때문이다.
SK디앤디는 변신에 나섰다. 자체 분양사업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독자적으로 전개했다. 홀로서기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SK건설이 벌어준 돈과 SK건설이 쏴준 실탄(2007년 6월 유상증자 144억원)까지 두둑(2011년 말 자기자본 605억원)했던 터라 두려울 건 없었다.
거침이 없었고 성장세는 무시무시했다. 2012년 매출은 1000억원을 넘어섰고 작년에는 2770억원을 찍었다. 영업이익은 95억5000만원에서 4년 뒤인 작년에는 429억원으로 뛰었다. 성장세를 배경으로 2015년 6월에는 증시에도 상장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지는 오래다. 2012년 SK건설 매출비중을 22.5%로 낮추더니 2013년부터 20% 밑으로 떨어진 것. 공교롭게도 최 부회장이 2000년 이래 몸 담았던 SK건설의 경영일선에서 퇴진했던 해와 맞물린다. 2016년에는 3% 남짓이다.
63억원→1140억원, 최 부회장의 ‘매직’에는 초창기 SK건설을 기반으로 한 SK디앤디의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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