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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독자경영체제 완성하는 '최창원'

  • 2017.06.26(월) 10:32

SK케미칼 지주사 전환…SK가스·바이오신약·그린케미칼 주력
최창원 부회장 독자경영체제..계열분리·SK건설 향배 주목

최태원 회장이 이끌고 있는 SK그룹내에 '작은 지주회사'가 생긴다. 최창원 부회장이 경영권을 쥔 SK케미칼이 지주회사 전환을 결정했다.

 

이로써 최창원 부회장은 실질적으로 경영해온 SK케미칼과 SK가스 등에 대한 독자경영체제를 완성하게 된다. 이와함께 최태원·최재원 형제가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통신반도체와 에너지를 맡고, 사촌인 최신원·최창원 형제가 각각 SK네트웍스와 SK케미칼을 맡는 구도가 대외적으로 명확해진다.

 

변수는 SK건설이다. SK건설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 하는 문제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 SK케미칼 지주, SK가스-제약-그린케미칼 핵심


이달 21일 SK케미칼은 이사회를 열고 SK케미칼 홀딩스(가칭)와 SK케미칼 사업회사(가칭)로  분할하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의결했다. 창립 48년 만이다. 올해 10월 주주총회를 거쳐 지주회사가 완성되게 되면 SK케미칼홀딩스는 그린케미칼(Green Chemicals)사업회사인 SK케미칼과 SK가스, SK플라즈마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게 된다. 향후 SK케미칼은 화학사업과 제약사업의 분할도 검토하고 있다. 제약사업부는 작년 매출 3870억원, 영업손실 12억원으로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SK케미칼의 지주사 전환으로 SK그룹내 제약·바이오계열사간 '관계'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그룹내에는 SK케미칼 외에도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이 제약·바이오계열사다.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은 그룹 지주사인 SK(주)가 각각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최창원 부회장, SK바이오팜과 바이오텍은 최태원 회장 관할하에 있다.

 

3개사는 제약·바이오계열사로 분류되지만, 사업영역이 구분돼 있다. SK케미칼은 백신과 혈액제 등 바이오의약품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세포배양 방식 독감백신을 개발해 판매하는 등 다양한 프리미엄 백신을 개발하고 있고 바이오신약인 혈우병체료제도 미국과 유럽 판매허가를 받았다.

 

SK바이오팜은 바이오 보다 합성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중인 뇌전증치료제 등 15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2020년 10조원 규모 제약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바이오텍은 원료의약품중간체(CMS)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다국적제약사인 BMS의 아일랜드공장을 인수했다. SK바이오텍은 합성 원료의약품을 북미와 유럽제약사에 수출해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는데 이번 공장인수로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향후 SK케미칼은 SK바이오팜·SK바이오텍과 별다른 사업관계는 없이 SK라는 큰 우산속에서 각자 특화된 사업에 매진하게 된다.  

 

▲ 최창원 부회장


◇ 최창원 부회장, SK케미칼 독자경영체제 완성.."장기적 계열분리" 전망도

 

최창원 부회장은 SK 모태인 선경합성(현 SK케미칼) 창업자인 최종건 회장의 막내아들로 현재 SK케미칼 지분 17%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최창원 부회장은 1994년 SK케미칼 과장에서 시작해 2007년 대표이사에 올랐고, 2.9%(2014년)·1.2%(2015년)·2.6%(2016년) 등 매년 SK케미칼 지분을 사들이며 영향력을 키웠다. SK케미칼은 SK계열사 지분이 없는 '최창원 부회장 대주주 기업'이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초 "지분관계가 없으면서도 SK브랜드를 사용하는 느슨한 연대 형태의 지배구조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주회사가 완성되면 최창원 부회장의 SK케미칼홀딩스 지분은 27.4%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쥘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선 SK케미칼의 지주사 전환이 사촌간의 계열분리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주사 SK(주) 지분 23.4%를 통해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지만 SK케미칼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은 없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연구원은 "결국은 사촌간 경영 분리 수순을 밟아 갈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SK지주사 내에 다른 지주사가 생기는 구조가 됐지만 유예기간을 두고 SK케미칼이 떨어져 나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SK케미칼 관계자는 "계열분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 SK케미칼 지주사 전환 뒤 SK건설 어디로?

 

지주회사 전환 과정의 변수는 SK건설이다. SK건설 대주주는 2008년까지 SK케미칼이었다. 그 이듬해 SK케미칼이 SK건설 지분 40%를 SK(주)에 넘기면서 지배구조가 확 바뀌었다. 현재 SK건설의 대주주는 지분 44.48%를 보유한 SK(주)이다. SK케미칼은 28.25%를 갖고 있지만, 최창원 부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SK케미칼이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더 이상 애매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자회사외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SK건설 지분 28.25%를 보유한 SK케미칼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다. 2년 이내에 SK건설 지분 28.25% 전부를 팔거나 추가로 지분을 사들여 지분을 40%로 늘리는 방안이다.

증권가에서는 SK케미칼이 SK건설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주회사 전환으로 그동안 자산 활용성이 낮았던 SK건설 지분을 정리할 명분을 얻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승호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규정에 따라 SK건설 지분과 SK가스 지분 10%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의 입장은 미세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SK케미칼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SK건설 지분 28.25%도 정해진 기한내 해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해소'라는 단어를 '매각'으로 이해했지만 회사 측 설명은 달랐다. SK케미칼 관계자는 "2년 이내에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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