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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삼성 이어 현대차에 등장한 엘리엇…노림수는?

  • 2018.04.04(수) 11:13

[현대차, 후진적 지배구조 '빅뱅']
주식 1조어치 보유 "개편 환영하지만…"
현대모비스 분할비율부터 문제 삼을듯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변수로 등장할 조짐이다. 

 

엘리엇은 3년 전 옛 삼성물산과 옛 제일모직 합병(현 삼성물산) 당시 합병비율을 문제 삼으며 논란을 이끌었던 행동주의 헤지펀드 주주다. 이번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에서도 엘리엇이 어떤 목소리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 엘리엇 "그러나 추가 조치 필요하다"

 

엘리엇 매니지먼트 계열 자문사인 홍콩 엘리엇 어드바이저스는 4일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10억달러(약 1조500억원) 규모 보통주를 소유하고 있다"며 "주요 주주로서 현대차그룹이 개선되고 지속가능한 기업구조를 향한 첫발을 내디딘 점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이어 "현대차그룹 출자구조 개편안은 고무적"이라면서도 "그러나 회사와 주주를 포함한 이해 관계인들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이 현대차 그룹 각 계열사별 기업경영구조 개선, 자본관리 최적화, 그리고 주주환원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더욱 세부적인 로드맵을 공유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더해 "엘리엇이 경영진이나 이해 관계인들과 직접 협력하고 나아가 개편안에 대한 추가 조치를 제안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8일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그 중 하나를 사실상 지주회사(De facto Holding Company, 지배회사)로 삼아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분할한 나머지 하나는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다.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대주주가 합병 글로비스 등의 지분을 팔고 지배회사 모비스 주식을 사들여 그룹을 수직적으로 지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현대차그룹 복안이다.

 


◇ 현대차·모비스 외국인 지분율 40% 


엘리엇은 이런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고무적", "환영한다"고 표현했지만 이번 사안을 대주주 측 입장에 맞춰 긍정적으로 대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추가 조치가 필요할 것", "세부적인 로드맵을 공유해줄 것"을 요청한 게 그 시작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별 지분 세부 보유내역을 밝히진 않았지만 10억달러 규모의 보유지분이 모비스, 현대차, 기아차에 균등하게 있다고 가정할 때 지분율은 각각 1.3%, 1%, 2.5% 선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의 지분율은 내달 29일로 예정된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등을 다룰 주주총회에서 강한 의결권 행사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그러나 요구 사안에 따라 외국계 헤지펀드나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 판단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이날 현재 현대모비스가 48.1%, 현대차가 46.2%, 기아차가 37.9% 등이다.

 

전례를 봤을 때 엘리엇은 모비스 분할 및 분할 뒤 글로비스와의 합병 비율 등부터 따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엘리엇은 2015년 4월 옛 삼성물산과 옛 제일모직 합병 당시 합병비율(1대 0.35)이 '불법적'이라는 주장을 들고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에 합병반대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반대세력을 결집했다.

 

이번에 현대차그룹은 모비스를 존속법인과 분할법인 분할비율은 0.79대 0.21로 정했고, 이후 분할법인 1주당 글로비스 신주 0.61주를 배정하는 식으로 합병을 진행한다. 이 같은 분할·합병 비율 산정 때 참여한 회계·법무법인 등의 실사자료 등을 요청하는 것도 과거 엘리엇이 내보였던 일종의 공격 무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향후 정 부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유동화해야 할 합병 글로비스 지분 처분가격, 매집할 계열사 보유 모비스 지분 가격 인수가격 등의 공정성도 지적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 때처럼 보유 주식 평가차익을 확보하거나, 대주주측으로부터 모종의 대가를 챙기려는 의도도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017년 코나 신차발표회에서 직접 취재진 질의응답에 나서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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