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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투자' 아시아 확산…기업들 긴장

  • 2018.06.03(일) 16:01

지배구조 개선·배당 확대·이사진 교체 요구
공격성 노출 가능성 잠재…'선제적 대응' 필요

'행동주의투자'가 아시아 시장 전반에 걸쳐 빠르게 퍼지고 있다.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인수합병 계획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언제든지 적대적인 매수나 경영권 탈취 등 공격성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어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중이다.

3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에서는 역내나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이 각종 안건 발의 및 의결권 대결을 통해 경영체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면서 주주이익 극대화를 도모하는 행동주의투자(shareholder activism)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작년 행동주의투자자가 미국 이외 지역에서 발의한 안건중 31%(106건)는 아시아 지역에서 발의되었으며, 이는 2011년 12%(10건)의 약 3배(비중 기준)에 달하는 수준이다(아래 그림). 이는 아시아 국가들 당국 차원에서 상장기업에 대한 지배구조와 의사결정구조 개선 요구를 강화하는 추세와 맞물려있다.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행동주의투자의 발의가 가장 활발한 곳은 일본이다. 작년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안건 발의 비중이 아시아 전체의 32%를 차지했다. 그 뒤를 홍콩(24%) 싱가포르(14%) 중국(10%) 인도(8%) 등이 이었으며 우리나라는 6%로 6위를 기록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아시아 지역에서 행동주의투자 성향을 강화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기관투자가다. 한국에서 뿐만 아니다. 지난 수년간 엘리엇헤지펀드는, 홍콩에서 가족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동아시아은행(Bank of East Asia)에 대해 자산매각을 요구해 왔다.

일본에서는 엘리엇매니지먼트를 필두로 미국계 헤지펀드인 써드포인트(Third Point)나 볼타글로벌(Volta Global) 등 행동주의 기관투자가들이 각종 경영 안건을 둘러싸고 의결권 대결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아울러 아시아 역내의 기관투자가들도 행동주의투자 성향을 강화하고 있다.

요즘 행동주의투자가들은 과거의 기업 사냥꾼 이미지와는 달리 지배구조 개선이나 배당확대, 이사진 교체 등 보다 현실적인 접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은 언제든지 공격성을 드러내며 적대적 매수나 경영권 탈취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금융연구원은 "상장기업들은 대응태세를 강화하고, 이를 위해 금융회사들은 의결권 행사나 경영권 방어 등에 대한 자문서비스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상장기업들은 선제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순환출자 등 전근대적인 경영체제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투자자들과의 소통채널을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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