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가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서며 예상을 밑도는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한화는 26일 지난해 매출액 48조7402억원, 영업이익 1조80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3.3%, 영업이익은 16.3% 각각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2017년 4.3%에서 지난해는 3.7%로 떨어졌다.
이는 증권가 기대치를 밑도는 것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한화가 매출액 49조5830억원, 영업이익 2조2034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특히 지난해 3분기 5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한화는 4분기 들어 13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가 분기 기준 적자를 낸 건 해외건설사업 부실 여파가 작용한 2015년 4분기 이후 3년만이다. 주요 계열사 중 한화케미칼과 한화생명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화 관계자는 "케미칼, 태양광 실적 부진과 생명의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4분기 연결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며 "올해는 실적 개선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연간 실적을 보면 ㈜한화의 자체사업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계열사들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한화는 별도기준 매출액 5조2242억원, 영업이익 229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2.6%, 15.7% 증가했다. 방산 등 제조부문이 실적이 좋았던 데다 무역부문 수익성이 개선된 효과다.
한화건설도 매출액 3조5938억원, 영업이익 30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2.3% 늘었고, 영업이익은 118.6% 급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국내사업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해외플랜트 손실 환입, 이라크 공정 정상화 등의 영향으로 큰 폭 늘었다. 이 덕분에 영업이익률은 2017년 4.4%에서 지난해는 8.6%로 뛰었다.
공급과잉 영향을 받고 있는 한화케미칼의 실적은 미끄러졌다. 매출액은 3조9977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3537억원으로 전년대비 40% 가까이 감소했다. 유가 상승과 더불어 전 제품에 걸친 공급량 증가, 수요 약세 등이 겹치며 제품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매출액 4조4466억원으로 5.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55억원으로 33.1% 줄었다. RSP(국제공동개발사업) 투자가 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한화는 설명했다.
금융부문도 힘을 쓰지 못했다. 한화생명 매출액은 15조2543억원, 영업이익은 295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3593억원으로 전년대비 31.6% 감소했다. 시장금리와 증시 변동성 확대로 투자이익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