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18개 계열사(상장사 및 사업보고서 제출하는 비상장사)의 2018년 사업보고서상 임원보수를 분석한 결과, 82명의 임원이 지난해 5억원(퇴직금 제외) 이상의 연봉을 받았다.
그렇다고 삼성그룹에서 연봉 5억원 이상을 받은 사람이 82명밖에 되지 않는 건 아니다. 미등기임원은 연봉 5억원 이상을 받더라도 회사별 연봉총액 순위 5위내에 들지 않으면 공개의무가 없기 때문에 상당수 임원의 개별 연봉은 공개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863명(해외주재원 제외)의 미등기임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들의 평균 연봉은 6억7300만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삼성전자에만 연봉 5억원 이상 받는 임원이 수백 명이다.
임원 개인별로도 그룹 내 연봉총액 상위 10위내에 7명이 삼성전자 임원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70억34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김기남·윤부근·신종균 부회장이 40억원대, 이상훈·고동진·김현석 사장이 20~30억원대 연봉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기본급보다 성과급이 더 많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임원 연봉이 높은 계열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총 15명의 미등기임원이 평균 4억5200만원을 받았다. 이 회사의 김태한 사장은 성과급 28억원을 포함 38억8900만원을 받아 그룹 전체 5위를 기록했다.
삼성계열사 가운데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증권(1억2200만원)이다. 증권회사는 기업금융·법인영업·자기매매 등 성과연동형 근무형태가 많아 영업실적 뿐 아니라 시황에 따라 보수규모가 달라진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직원 평균연봉은 2017년보다 27% 올랐다.
증권에 이어 전자(1억1900만원), 화재(1억660만원), 물산(1억500만원), 카드(1억100만원)가 직원 연봉순위 2~5위를 차지했다.
한편 삼성그룹 퇴직임원들의 퇴직금도 다수 공개돼 눈길을 끈다. 지난해 3월 퇴임한 김창수 삼성생명 전 사장은 임원으로 19년 1개월을 일한 대가로 44억6800만원의 퇴직금을 받았다.
김 전 사장은 퇴직금 지급배수는 3.3배이다. 재직 1년당 퇴직직전 월급(7000만원)의 3.3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받았다는 의미다.
이러한 퇴직금 계산법은 삼성의 다른 계열사 임원들에게도 적용된다. 김영기 삼성전자 전 사장, 임대기 제일기획 전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전 사장 등 사장급으로 퇴임한 삼성임원들의 퇴직금 지급배수는 모두 3.3배이다.
삼성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르면 퇴직금 지급배수는 1배에서 3.5배까지이나 지난해 퇴직금 임원 대다수는 3.3배 수준으로 받았다. 일반 직원은 재직 1년당 한 달치 월급(지급배수 1배)을 퇴직금으로 받는다. 따라서 일반직원에 비해 삼성 임원은 연봉도 많이 받지만 퇴직금도 3.3배 더 많은 셈이다.
지난해 퇴직금이 공개된 삼성 임원을 직급별로 살펴보면 퇴임당시 사장급은 평균 33억원, 부사장급은 20억원, 전무급은 10억원 가량의 퇴직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