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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19·2Q]현대제철, '짓눌린 판가' 수익성 발목

  • 2019.07.30(화) 16:35

사상최대 매출 불구 영업이익 38% 급감
鐵값 뛰었지만 車강판 등 제품가 못 올려

현대자동차그룹의 철강계열사 현대제철이 1년 전보다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사업 외형의 척도인 매출은 늘었다. 하지만 이익은 4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이 작년보다 많이 올랐음에도 자동차 강판 등 주력제품의 판매가격을 올리지 못한 탓이다.

특히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직 계열화된 그룹의 사업구조 때문에 현대제철이 제몫을 챙기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작년 최악의 실적을 거뒀던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완성차 계열사들의 'V자 회복'이 그룹 경영의 우선순위에 있다보니 현대제철은 뒷전이 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제철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2분기 매출 5조5719억원, 영업이익 2326억원, 순이익 511억원의 실적이 잠정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매출은 1년 전인 작년 2분기보다 2.3%, 직전인 올해 1분기보다 9.9% 늘어났다. 분기 실적으로 사상 최대다. 반면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는 9.5% 늘었지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38.1% 급감했다. 순이익도 전년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73.1%, 55.2% 급감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4.2%로 전년동기보다 2.7%포인트 낮아졌다. 최근 10년 사이 가장 수익성이 가장 저조했던 지난 1분기와 같다. 통상임금 충당금과 관련한 2000억원대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작년 3분기(2.0%)를 제외하면 2010년 회계제도 변경(K-IFRS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을 두 분기 연속 기록한 것이다.

현대제철 재경본부장 서강현 전무는 "시장 수요에 대응한 철근 판매물량 증가 및 조선용 후판, 글로벌 자동차 강판 판매량 확대에 힘입어 매출액이 증가했다"며 "그러나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과 중국 자동차시장 부진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본사 기준으로 볼 때 생산은 판재류와 봉형강류를 모두 합쳐 총 558만9000톤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00톤(0.1%) 증량한 수준이다. 판매는 이보다 나았다. 판재류 343만6000톤, 봉형강류 237만9000톤 등 작년 2분기보다 1.5% 늘어난 총 581만5000톤을 팔았다.

현대제철 본사만 본 별도제무제표 기준으로는 매출 5조173억원, 영업이익 4680억원, 순이익 446억원이 지난 2분기 실적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줘 매출은 3.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7%, 순이익은 74.7% 감소한 실적이다. 매출 증가율이 판매량 증가율보다 높은 것은 판매 단가 상승 및 환율 상승 때문이다.

다만 판가 인상은 봉형강류 쪽에서만 일부 있었다. 건설업체들에 대는 봉형강류는 철근, H형강등의 판가를 올렸지만 조선용 후판, 자동차용 강판 등의 판재류는 원료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제품 판매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올리지 못했다는 게 현대제철 측 설명이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작년 2분기 톤당 60달러선에서 움직였던 호주 리오틴토(Rio Tinto) 분광 62% 함량 철광석 가격은 올해 2분기에는 톤당 80~120달러 사이에서 불안한 변동성을 보였다.

현대제철 영업본부장 함영철 전무는 "자동차 강판 가격을 지난 2분기에는 인상하지 못했지만 이미 큰 폭의 원재료가격 상승이 나타나 사실 다급한 심정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일부 유럽쪽 고객사와는 가격 인상협의가 진행 중인 만큼 다른 주요 고객사와도 협상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결 실적이 별도 실적보다 부진 폭이 더 큰 것은 해외법인 등 종속연결법인의 실적이 더 나빴던 탓이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중국사업이 큰 부진을 겪으며 현대제철의 현지 가공법인 실적도 악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제철은 향후 판재 부문의 글로벌 자동차 강판 판매 확대와 봉형강 부문의 고부가 강재개발 등을 바탕으로 하반기 손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진했던 판재류 가격 인상도 더욱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년까지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인천공장 대형압연 설비를 신예화할 계획이다. 또 완성차 부품 현지화 대응과 글로벌 자동차강판 공급 기반 확보를 위해 체코에 핫스탬핑 생산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약 580억원이 투입되는 체코 신공장은 오는 2021년 1월 양산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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