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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사교육 재벌’ 메가, 3남매 경영 시대

  • 2020.07.06(월) 08:00

<에듀리치> 메가스터디 ①
창업주 손주은, 2세 희소·희재 승계 오리무중
동생 손성은·손은진, 양대 계열사 사업 총괄

기회는 자주 주어지지 않는다. 자주 찾아오면 그건 일상이지 기회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손주은(60) 메가스터디 회장은 기회에 집중했고, 호기를 잘 살려 성공신화를 썼다. 시작은 좋았고, 끝은 창대했다. 주식자산 1000억원, 이 시대 최고의 학원 재벌이 달리 만들어진 게 아니다.

‘사교육 재벌’ 메가스터디는 창업주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오른쪽)을 중심으로 남동생 손성은 메가스터디교육 대표(왼쪽), 막내여동생 손은진(49) 메가스터디㈜ 각자대표 3남매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3월 뿌리내렸다.

‘사(私)교육 업계의 대부(代父)’.

손주은 회장은 고(故) 손용택 전 경남도의회 의원과 고 최성례씨 슬하의 2남4녀 중 장남이다. 경남 창원 출신으로 부산 동성고와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때 개인과외를 했다. 졸업 후 강남 학원가에 뛰어들었다. 사회탐구 영역의 입지전적 스타강사로 자리매김했다. ‘손사탐’(손 회장의 성(姓)에 사회탐구 과목을 붙인 호칭)의 명성을 얻은 게 이 때다.

IT 창업붐이 일던 2000년 7월, 스타강사의 명성을 기반으로 국내 최초의 온라인 강의업체 메가스터디㈜를 창업했다. 고등 온라인교육 사이트 ‘메가스터디’(www.megastudy.net)를 오픈했다. ‘인강’이라 불리는 국내 온라인교육의 새 좌표를 찍었다. 사교육계를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손 회장의 나이 40살 때다.

올해로 창업 20돌. 날로 뜨거워지는 사교육 열풍에 힘입어 매출 5000억원대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계열사 또한 메가스터디㈜, 메가스터디교육, 메가엠디, 아이비김영 등 20개사(2020년 3월 말, 국내 18개·해외 2개)나 된다. 사업분야도 초중고·일반성인·대학편입 등 교육부문은 물론 급식, 투자, 부동산개발·임대, 건물관리 등에 걸쳐 있다.

메가스터디를 접으려던 적이 있다.

2014년 4월 자신 소유의 메가스터디㈜ 지분 23.35%와 2대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 H&Q코리아 9.21% 등 도합 32.56% 공동매각에 나섰다. 두 달 만인 2014년 6월 ‘없던 일’로 했다. 메가스터디를 새롭게 경영할 적임자를 못찾았다는 게 이유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금의 손 회장 지배력은 흔들림이 없다. 메가스터디 지배구조는 지배회사 메가스터디㈜와 사업 주력사 메가스터디교육 이원(二元) 구조다. 메가스터디㈜가 성인 교육업체 메가엠디를 비롯해 12곳을 지배하고 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대학편입 전문업체 아이비김영 등 6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양대 계열사 최상단에 실권자(實權者) 손 회장이 위치한다. 메가스터디㈜ 1대주주로서 지분 30.32%(특수관계인 5명 포함 34.68%)를 소유 중이다. 메가스터디교육의 경우에도 13.58%(34.13%)를 보유한 공동최대주주다. 메가스터디㈜ 소유의 5.45%를 합하면 19.03%에 이른다. 손 회장 개인 주식자산에 매겨진 가치 또한 1030억원(2020년 3월 말 기준)이다.

오리무중이다.

손 회장의 나이 올해 이순(耳順)이다. 자연스레 후계 승계로 시선이 옮아간다. 한데, 걸음마 조차 떼지 않았다. 부인 김정미씨와 슬하의 1남1녀는 현재 계열사 지분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 경영수업 단계를 밟기 시작했다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손 회장이 왕성하게 활동 중이고, 2세들의 나이 아직은 어린 까닭일 수 있다.

올해 28살 맏딸 손희소씨는 맨하탄 음대 출신으로 주로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소프라노 성악가로 활동 중이다. 2018년 1월에는 메가씨앤에스(C&S)가 운영하는 독서실 ‘잇츠리얼타임’에서 음악공연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25살 맏아들 손희재씨 또한 학생 신분으로 전해진다.

후계 승계가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은 대신 지금의 메가스터디는 손 회장을 중심으로 남동생 손성은(54) 메가스터디교육 대표, 막내여동생 손은진(49) 메가스터디㈜ 각자대표 3남매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뿌리내렸다.

초창기는 손주은, 손성은 형제경영에서 출발했다. 2015년 4월 메가스터디㈜ 기업분할을 통해 오너 일가 손성은, 전문경영인 구우진(60) 이원체제가 갖춰졌다. 올해 3월 손 회장의 5년만의 메가스터디㈜ 대표 귀환과 손은진 각자대표 선임을 계기로 3남매 체제로 본격 전환됐다.

여기에 손 회장 매제 김성오(63) 부회장이 뒤를 받치고 있다. 손 회장의 첫째 여동생 손은희(58)씨 남편이다. 초기 메가스터디에 합류해 지금도 메가스터디㈜, 메가스터디교육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현 시점에서 손 회장을 넘어 메가스터디 오너 일가들의 행보를 되짚어보려는 이유다. 비단 가업 경영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측면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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