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의 자동차용 MLCC(적층 세라믹 캐패시터) 풀 라인업 현장을 찾았다. 그는 가전제품에서 차량용 전장부품으로 커지는 MLCC 시장을 선점하자고 주문했다.
16일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MLCC 전용 생산공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2018년 MLCC 전용 생산공장을 구축했고 최근 파워트레인(동력전달계)과 ABS(잠김방지 브레이크 시스템)용 MLCC를 추가하며 자동차용 MLCC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변화가 두려워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는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김두영 컴포넌트사업부장, 강봉용 경영지원실장 등이 동행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들로부터 전장용 MLCC 등 차세대 전자부품에 대한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AI, 5G, 전기차 등 신기술 확산에 따른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의 현장 방문은 올해 7번째다. 지난 1월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법인 방문을 시작으로 ▲3월 구미 스마트폰 공장 ▲6월 반도체연구소·생활가전사업부·삼성디스플레이를 찾았다. 최근에는 수원사업장에 위치한 사내 벤처 'C랩'을 방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래는 꿈에서 시작된다"며 "지치지 말고 도전하고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자"며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 MLCC(적층 세라믹 캐피시터, Multi-Layer Ceramic Capacitor)
MLCC는 전자 회로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류 흐름을 일정하게 조절하고 부품 간 전자파 간섭을 막아주는 초소형 부품이다. 회로에 들어오는 전류가 일정하지 않으면 전자제품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고장이 날 수 있다. MLCC는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해 일종의 '댐'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PC, 가전제품, 자동차에 두루 활용돼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그중에서도 전장용 MLCC는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전장용 MLCC가 활용되는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으로 시장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세계 MLCC 시장 규모는 올해 16조원에서 2024년 20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전장용 MLCC 비중은 29%에서 3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