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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2 빠졌지만…' 더 실속 차리는 애플

  • 2020.09.18(금) 10:59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9년 만에 아이폰 없이 '애플 이벤트'
보급형 애플워치 첫 선…의미는 '저변확대'
생태계 넓히고 가격 낮춰 서비스사업 키우기

올해 애플의 신제품 발표 행사 '애플 이벤트'에는 '아이폰'이 없었다. 애플은 매년 9월 이 행사에서 아이폰 신작을 공개해왔다. 2012년 '아이폰5' 이후 줄곧 그랬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차기작인 '아이폰12' 공개는 미뤄졌다. 9년 만에 아이폰 없이 치러진 애플 이벤트는 '애플워치'와 '아이패드'가 메웠다.

눈길을 끈 것은 '애플워치 SE'다. SE는 '특별판(Special Edition)'이라는 뜻이지만 애플에서는 점유율 확대를 위한 보급형을 의미한다. 아이폰에 이어 착용형(웨어러블) 주변기기인 애플워치에도 보급형 모델을 등장시킨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고수하던 프리미엄 전략을 내려놓는 것으로 읽을 수 있어서다.

주력인 아이폰의 판매가 정체된 상황에서 저렴하고 추가로 구매하기 쉬운 중저가형 주변기기 제품을 중저가로 내놓음으로써 '애플 생태계' 영토를 확장하려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나아가 충성도가 강한 마니아층에 국한된 저변을 확장해 점점 비중이 커지는 서비스 수익을 강화하려는 포석도 엿보인다.

애플 신제품 공개 행사에 출연한 팀 쿡 애플 CEO./사진 = 애플 유튜브

◇첫 '보급형' 애플워치 등장

애플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온라인 신제품 발표 행사 '애플 이벤트'를 열고 '애플워치6'와 '애플워치SE', '아이패드에어 4세대', '아이패드 8세대'를 동시에 공개했다.

아이폰 신작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아쉬운 일이지만 이번 행사에서 아이폰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은 미리 예고됐다. 애플이 코로나19 여파로 생산 차질을 겪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아이폰 신제품 출시는 지난해 출시한 9월 말보다 몇 주가 더 걸릴 것"이라며 출시 연기를 공식화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내달 중순 이후 따로 아이폰12 공개 행사를 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애플은 스마트워치 제품에서는 처음으로 보급형 모델 애플워치SE를 내놨다. 애플워치SE는 애플워치6의 주요 기능인 혈중 산소포화도 측정이나 화면을 계속 켜놓는 '올웨이즈온 디스플레이(AOD)' 등 고급 기능은 빠졌다. 대신 디자인은 기존 애플워치 모델과 같고, 가격대는 20만원가량 낮췄다. 애플워치6가 50만원대지만 애플워치SE는 30만원대다.

애플워치 SE. /사진=애플

◇ 아이폰SE 이어…신흥시장 공략

애플의 보급형 제품 다양화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없지 않다. 감염병 사태로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고, 이는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지출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성능·고가 제품보다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SE'로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5월 출시된 아이폰 SE 2세대는 올해 2분기 아이폰 전체 판매량의 20%가량을 차지하는 등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 속 애플의 '선방'은 아이폰 SE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가트너 집계에서 올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20% 감소했지만,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0.4% 줄어드는데 그쳤다.

아이폰 SE 2세대. /사진=애플

국내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아이폰SE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린 모델로 꼽혔다.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부담 없는 가격대의 애플 LTE(롱텀에볼루션) 모델을 찾는 애플의 충성 고객들이 예상보다 많았던 결과다. 애플은 국내 시장 점유율도 1분기보다 소폭 높였다.

애플이 애플워치SE에 기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쟁력 있는 가격대의 제품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애플은 프리미엄 위주 전략 때문에 인도 등 신흥시장 점유율이 형편없었다. 신흥시장은 중국 샤오미(小米) 등 주로 가성비 높은 중저가 브랜드가 점유율 상위에 있다. 삼성전자도 신흥시장에서는 시장 수요에 맞춘 '갤럭시M', '갤럭시J' 등의 중저가 라인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스마트폰에 이어 웨어러블 대표인 스마트워치에서도 보급형 제품을 내놓은 이유는 스마트폰보다 더 구매 접근성이 높은 웨어러블을 무기로 더해 중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과 신흥시장을 적극 공략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서비스사업' 수익성 확보도

보급형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애플은 이를 서비스 수익을 통해 채워 넣는다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등 하드웨어 판매는 일회성 수익만 얻을 수 있다면, 서비스 판매는 장기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 하드웨어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해 애플의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이들에게 콘텐츠와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수익성을 높이는 구조다.

애플은 이번 행사에서도 신규 건강관리 서비스인 '피트니스 플러스'와 각종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합친 '애플 원'을 소개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은 애플의 대표 서비스 사업이다. 지난해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애플은 서비스 회사로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정체 속 애플의 성장 동력도 아이폰이 아닌 주변기기나 서비스 사업인 것이 실적에 드러난다. 애플의 올해 2분기(4~6월, 미국 회계연도 기준 3분기) 매출액은 596억8500만달러(69조7539억원)로 전년 동기(538억900만달러, 62조8651억원) 대비 10.9% 증가했다. 하지만 아이폰 매출은 264억1800만 달러(30조8641억원)으로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아이폰 외에 맥(13.1%), 아이패드(31%)과 에어팟, 애플워치 등이 포함된 웨어러블 기기(16.7%)의 성장세가 아이폰보다 훨씬 높았다. 서비스 사업 역시 매출이 131억5600만달러(15조3702억원)로 전년 동기(114억5500만달러, 13조3829억원) 대비 14.8% 늘었다.

이같은 사업구조는 팀 쿡 CEO의 성과로 꼽히기도 한다. 그는 아이폰의 판매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2015년 이후 서비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11년 애플 CEO로 올라선 그는 애플뮤직과 앱스토어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 사업에 치중해 과도한 아이폰 의존도를 낮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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