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편집자]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울트라를 "기술 수용도가 높은 얼리 어답터와 스마트폰을 전문 창작·업무 도구로 활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를 위한 스마트폰"이라고 소개한다. 기본형에서는 기능을 줄이면서 가격을 낮춘 대신, 높은 사양의 스마트폰을 원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울트라 모델은 성능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 관련기사☞ [보니하니]갤럭시S21①플래그십에서 중저가폰 향기가
◇ 갤S 최초 'S펜'이긴 한데…
갤S21 울트라의 외관은 얼핏 보면 기본형과 아주 다르지 않다. 크기만 크다. 메탈 프레임(테두리) 마감과 카메라 부분이 스마트폰이 매끄럽게 연결된 '컨투어 컷'이 똑같이 적용됐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나 많은 부분이 다르다. 먼저 울트라 모델의 경우 대표 색상인 '팬텀 바이올렛'이 없고 블랙과 실버 2가지 색상만 있다. 뒷면은 유리의 탈을 쓴 글라스틱이 아닌 '찐' 유리 재질인 '고릴라 글래스'가 적용돼 있다. 고릴라 글래스 중에서도 가장 튼튼한 '고릴라 글래스 빅투스'다.
디스플레이도 다르다. 울트라 모델에는 삼성전자의 최고 사양 스마트폰의 특징인 '엣지(가장자리가 휘어지는)' 디스플레이가 유일하게 적용돼 있다. 기본형과 플러스(+)형에 화면이 평평한 '플랫'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새로운 아몰레드 유기물 성분과 구조를 적용한 '쿼드(Q)HD+ 다이내믹 아몰레드'를 탑재해 갤럭시S20 울트라보다 밝기는 25%, 명암비는 50% 개선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가장 큰 차이는 갤럭시S 시리즈 최초로 S펜을 지원한다는 점. 기존 노트나 탭에서 사용하던 S펜을 갤럭시S21 울트라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S펜은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노트 시리즈처럼 내장된 것도 아니라서 보관하기 위해서는 전용 케이스도 필요하다. 기존에 S펜을 가진 갤럭시 사용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수 있다. 다만 S펜이 내장되는 노트 제품군이 별도로 있기 때문에 S펜 만을 위해 굳이 이 제품을 구매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 폰카로 달 사진 찍어보니 …
갤럭시S21 울트라 모델은 카메라 기능이 확실히 특화돼 있다. 갤럭시S21 기본형에 탑재된 기능은 기본이고, 눈도 네 개다. 사실 갤럭시S20 때도 울트라 모델에는 쿼드 카메라를 탑재하긴 했었다. 처음으로 1억8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적용하고 100배 줌까지 가능한 '스페이스 줌' 기능을 넣어 화제가 됐었다. 관련기사☞ [워치체험단]'괴물폰' 갤S20 울트라로 찍은 한강의 낮과 밤
이번 신작에서는 이 기능을 좀 더 쓸모 있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100배 줌 기능의 경우 갤S20 울트라에 첫 적용됐지만, 흔들림이 너무 심해 촬영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삼성전자도 그 점을 인식해서인지 갤럭시노트20 울트라에서는 최대 50배까지만 가능하도록 조정했었다.
갤S21 울트라에서는 줌 기능이 크게 개선됐다.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듀얼 광학 렌즈 시스템'이 적용됐다. 2개의 1000만 듀얼픽셀 망원렌즈가 각각 광학 3배와 10배의 줌 기능을 지원한다. 스마트폰에서 줌 카메라가 2개 사용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10배줌 카메라의 경우 듀얼 폴디드 구조로 돼 있다. 폴디드 줌은 광학 프리즘을 통해 빛을 굴절시켜 렌즈와 센서를 세로가 아닌 가로로 구현하는 방식인데, 이를 ISP(렌즈에서 모아진 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부품)로 한 번 더 꺾어주는 것이 듀얼 폴디드다. 이를 통해 피사체와의 거리에 따라 적합한 카메라를 작동시켜 매우 멀거나 아주 가까운 물체도 비교적 뚜렷하게 찍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100배 줌의 활용도도 더욱 높아졌다. 특히 20배 이상 줌인(Zoom-in) 하면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줌락(Zoom-Lock) 기능이 일반형에서보다 더욱 쓸모 있게 느껴졌다. 전작에서는 촬영할 엄두가 나지 않던 달 사진도 쉽게 찍을 수 있었다.
초광각 카메라에는 듀얼픽셀 AF(자동초점) 기능이 더해져 근접촬영, 즉 접사가 가능해졌다. 아이폰12 프로에서는 잡지 못했던 3cm가량의 캐릭터 모형을 또렷하게 촬영해냈다.
야간 촬영 기능도 개선됐다. 9개의 픽셀을 하나의 픽셀로 병합해 더 많은 빛을 흡수할 수 있는 '노나 비닝' 기술을 적용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밝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고 한다. 브라이트 나이트(Bright Night) 센서와 노이즈 저감 기술도 전작 대비 향상됐다. 실제 야간 촬영모드를 사용해보니 밝기가 밝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더 뚜렷하게 사물을 인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아웃포커싱 기능은 조금 아쉬웠다. 애플의 아이폰12 프로와 비교했을 때, 아웃포커싱에서는 갤S21 울트라의 기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존 갤럭시 사용자들은 개선됐다고 느낄 수 있지만,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터라 상대적으로 비교가 됐다.
◇ 무거워도 든든하다
갤럭시S21 울트라는 종전의 울트라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는 카메라 기능에서 많은 부분이 개선됐다. 그간 카메라 기능을 꾸준히 개선했지만, 올해는 부족한 부분을 더욱 촘촘히 채워넣은 것 같았다.
다만 쿼드 카메라와 메탈 프레임 등이 적용되면서 무거워진 무게를 감당하기는 어려웠다. 갤럭시S20 울트라(220g)도 꽤 무겁다고 느꼈었는데, 이번 신작은 이보다 무거운 227g이다. 처음 폰을 들자마자 '헉' 소리가 났다. 손이 큰 남성이라면 부담이 적겠지만, 여성 등 손이 작은 사람들이 항상 들고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갈 수 있는 무게다.
초광대역통신(UWB) 기술이 탑재됐지만, 지원되는 서비스가 아직은 제한적이라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UWB 기술은 기존의 주파수 대역에 비해 넓은 대역에서 낮은 전력으로 대용량 정보를 전송하는 차세대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이다. 기기 간 파일 공유나 기기 위치 확인을 통해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그뿐이다. 차량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키' 서비스는 올해 여름부터 사용 가능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갤럭시S21 시리즈에 대한 판매 전망은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S21 시리즈의 연간 판매량을 전작 대비 40% 정도 늘어난 약 240만대로 전망했다. 특히 울트라 모델의 비중이 초기 흥행을 이끌 것이라고 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초반에는 갤럭시 노트에서만 사용이 가능했던 펜 기능을 제공하는 울트라 모델의 판매 비중이 높다가, 점차 기본형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