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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수소동맹]⑪롯데, 정체 벗어날 H₂ 돌파구

  • 2021.09.30(목) 07:40

롯데케미칼, 2030년까지 4.4조 투자 3조 매출
청정수소 60만톤, 충전소 200개, 탱크 50만개

수소사회가 순식간에 다가왔다. 수소경제 규모는 2050년 300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 각국도 수소경제 주도권 잡기에 치열하다. 한국 역시 적극적이고, 상대적으로 앞서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에게도 전에 없는 기회다. 국내 수소경제 생태계가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지, 또 그 생태계의 구성원이 될 기업들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할지 살펴본다. [편집자]

'롯데와 수소'?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는 부생수소 생산능력과 암모니아 인프라 확대 등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8일 '코리아 H2 비즈니스서밋' 출범 자리에서다. 롯데가 이미 수소 사업에 발을 깊숙이 들여놓고 있다는 얘기다.

롯데는 유통을 중심으로 한 그룹 차원의 사업이 답보상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수소를 새로운 변화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신 회장이 수소 행사에 이례적으로 나선 것만 봐도 그렇다. 중심에는 화학 계열사 롯데케미칼이 있다. 그리고 그 뒤는 재계 5위 롯데그룹이 가진 국내 최대의 물류·유통 인프라가 받치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미래형 기업으로의 변화 'H₂'

롯데케미칼은 지난 7월 2030년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에브리 스텝 포 H₂(Every Step for H₂)'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탄소중립성장 달성과 함께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2030년까지 수소사업에 약 4조4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약 3조원의 매출과 1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실현한다는 게 골자다.

롯데케미칼 수소사업 계획은 올해 유독 위기감이 넘쳤던 롯데그룹의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 Value Creation Meeting) 직후 나왔다. 롯데는 이 VCM에서 브랜드 슬로건도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New Today, Better Tomorrow)'로 고쳤다. 현실 안주에서 벗어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미래형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신 회장의 강력한 주문이 담겼다는 전언이다.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소비처 △대량 공급망 △친환경 기술 등 3대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수소 사업 로드맵을 실현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롯데그룹의 물류 및 유통 인프라와 사업장내 연료전지 및 터빈을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소비처가 있다는 게 힘이다. 수소 충전소와 발전소에 대량 공급할 수 있는 대규모 보유망도 그룹이 가진 차별적 역량이라는 판단이다. 아울러 수소탱크, 탄소포집 기술 및 그린암모니아 열분해 등의 친환경 기술 역량도 더욱 발전시킬 기반이 마련돼 있다는 데서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

이를 토대로 △청정 수소 생산 △수소 활용 사업 △수소 사업 기술 발전을 시기별 목표에 맞춰 각각 실현해 나가는 것을 구체적 계획으로 잡았다.

수소탱크 50만개 만들 채비 시작

시작점인 청정수소 생산은 2030년까지 연 60만톤(t)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을 잡았다. 이미 생산 중인 부생수소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탄소포집 기술을 활용해 블루수소 16만톤을 생산한다. 이에 더해 2030년까지 청정에너지로만 만드는 그린수소 44만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수소 활용은 2024년 울산 연료전지 발전소 운영부터다. 여기서 시작해 2025년까지 액체 수소충전소 50개를 구축하고, 점진적으로 2030년에는 복합충전소를 20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계열사 사업장에도 연료전지 발전소나 수소터빈 발전기를 도입할 방침이다.

'코리아 H2 비즈니스서밋'에 참석해 부스를 돌아보고 있는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수소 관련 기술을 끌어올리는 것도 사업 목표의 한 축이다. 수소전기차(FCEV)에 탑재할 수소 저장용 고압 탱크를 개발해 2025년 연 10만개씩 양산하고, 30년에는 연 50만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탄소포집 기술인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도 효율화하는 동시에 암모니아 열분해와 그린수소 생산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외부와의 협력도 적극적이다. 지난 4월 롯데케미칼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사업장의 에너지 효율화, 온실가스 및 환경영향물질 저감, 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 개발, 그린수소 사업 및 기술 라이센싱의 공동 참여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또 에어리퀴드코리아와는 부생 수소 활용부문에서, SK가스와는 기체수소 충전소 건설부터 시작해 협력 분야를 넓혀가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달 초 수소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수소저장용기 상용화를 위한 파일럿 공정설비도 착공했다. 롯데알미늄의 인천공장내 1488㎡ 부지에서 수소 탱크 제조 기술을 시험 활용해 시장 진입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 완공해 700바(bar) 압력을 견디는 탱크를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수소 생산을 총괄하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황진구 대표는 "선제투자 관점에서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초기에 인프라 구축을 차질없이 추진하려 한다"며 "그린수소를 이미 구축된 공급망에 투입해 수요자들이 탄소 걱정없는 친환경 소비를 할 수 있도록 각 활용 부문에 적시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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