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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퍼스트무버]LG배터리②GM 삼고초려의 결실

  • 2021.10.13(수) 07:50

GM과 전기차 손잡고 세계 수위기업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기차 시대 선점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관련기사: [K-퍼스트무버]LG배터리①흑역사로 피운 꽃(10월12일)에서 계속

'GM 삼고초려' LG화학을 퍼스트 무버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연을 맺기 위해 LG화학이 공들인 것을 보면 삼국지의 '삼고초려'(三顧草廬)가 떠오른다. 크게 보면 LG가 GM을 세번 찾아간 끝에 확실한 관계를 만들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다.

LG화학은 2006년 GM의 전기차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제출한 샘플에 문제가 생기며 탈락했다. 2007년 GM이 '볼트(Volt)' 전기차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LG화학은 다시 도전했다. 하지만 배터리 성능이 수개월 지나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LG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명하게 노력하는 회사'라는 인식을 심었다고 한다. 그 결과 2009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낭보가 전해진다. GM의 전기차 볼트에 LG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단독 공급하게 됐다. 볼트는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였다. 패스트 팔로어가 퍼스트 무버로 바뀐 전환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배터리 분야에 먼저 진입한 일본을 추격하던 입장에서 한국 기업이 승리하고, 우리가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며 "그동안 우리나라는 하이테크 분야에서 패스트 팔로어 입장이었으나,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선 퍼스트 무버로 나서게 된 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당시는 일본 기업들이 1990년대 초부터 니켈 수소 배터리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을 장악한 상태였다. 그런데 GM의 양산형 전기차에 리튬 이온 배터리가 장착되면서 이것이 대세로 바뀌게 된 사건이었다는 설명이다. 

이후 LG 배터리는 성공가도를 달린다. 2013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리서치'가 발표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기업 평가에서 1위에 올랐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GM, 테슬라, 포드, 폭스바겐, 르노, 볼보,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 대부분을 고객사로 확보해 왔다.

2019년엔 GM과 합작법인을 만들기도 했다. 관계의 전환이다. 그러면서 LG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유럽(폴란드) 등 주요 전기차 시장에 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현대차와 손잡고 동남아(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형태 변경이 쉽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데, 이 형태 제품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18년 14.4%에서 지난해 27.8%로 급성장하며 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다. 같은 기간 각형(56.6%→49.2%)과 원통형(29.0%→23.0%)은 점유율이 하락했다. ▷관련기사: 전기차 속 배터리 '파우치·각·원통' 승자는?(4월22일) 

LG에너지솔루션의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020년 기준 22.6%로, 중국 CATL(24.2%)을 바짝 추격하고 파나소닉(19.2%)을 제치면서 2위에 올랐다. CATL은 각형, 파나소닉은 원통형이 주력이다.

아울러 연초에 경쟁사 SK이노베이션과 장기간 벌인 소송전에서도 사실상 이기면서 합의금만 2조원(현금+로열티)에 달하는 거액을 받기로 했다. 이 결과로 경쟁사로부터 로열티를 받는 기술 기업으로 거듭난 셈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LG 배터리, 앞으로도 탄탄대로?

퍼스트 무버가 된 LG 배터리의 앞길은 밝기만 할까? 최근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진 바 있다. GM의 전기차 볼트에서 배터리 관련 위험성이 재차 발견되면서 리콜 규모가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LG화학에서 독립(물적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대규모 사업 자금을 모을 계획이었는데, 최근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관련기사: LG엔솔, '계속된 리콜'에 연내상장 여부 '△'(8월30일)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전성 강화 분리막을 뜻하는 'SRS' 기술 관련해서 800개가량의 특허, 양극재 관련 특허는 2200개나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안전성이 문제가 된 셈이다. 

GM은 지난 8월 볼트 전기차 7만3000대(2019~2023년형)에 대한 추가 리콜 비용이 약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7월 GM이 같은 차종 6만9000대(2017~2019년)를 리콜하는 데 8억달러(약 9000억원)가 투입된다고 한 것과 합하면 리콜 비용만 총 18억달러(약 2조원)에 이른다.

물론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선 훨씬 많은 리콜 사례가 나왔지만, 새롭게 성장 중인 전기차인 탓에 안전성 문제가 더욱 부각되는 측면도 있었다.

그런데 리콜과 관련 LG 측은 12일 약 1조4000억원 규모를 부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규모와 각사 부담 비율은 미확정이지만, 이에 대한 부담은 대체로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가 각각 절반씩 나누는 구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단 3분기 실적에 이번 리콜 관련 충당금을 6200억원 반영한다고 공시했다. 2분기엔 910억원을 반영한 바 있으므로 이와 관련한 총 부담 금액은 7110억원이다. LG전자는 이와 관련 2분기에 2346억원, 3분기에 4800억원을 충당금으로 설정했다. 

부담이 상당한 상황이지만 이와 관련한 불확실성 만큼은 3분기 중으로 제거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일시적으로 보류했던 상장도 속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리콜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서 GM 측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진 것을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GM은 당사와 10년 이상 전략적 파트너십을 이어온 중요한 고객사"라며 "이번 리콜을 원만하게 해결한 것을 계기로 상호 신뢰를 더욱 돈독히 다지고 미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산업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아이폰의 애플이 대표적입니다. 꼭 전에 없던 것을 완전히 새로 창조하는 기업만을 뜻하진 않습니다. 후발주자였지만 기술과 전략으로 시장을 압도해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경우도 적잖습니다. 한국 기업 가운데도 꽤 있습니다. 비즈니스워치는 역경을 딛고 퍼스트 무버로 자리잡거나, 또 이를 향해 나아가는 'K-퍼스트무버' 기업 사례를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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