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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퍼스트무버]끈기로 버틴 한화 태양광

  • 2021.12.15(수) 17:25

한화, 태양광 사업 10년 넘게 '우직한 투자'
기업 인수·기술로 빠른 성장…미국서 '주목'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한화그룹이 태양광 산업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될수 있었던 비결은 '끈기'에 있다. 2010년 태양광 시장에 진출한 이후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우직하게 투자를 이어가며 전세계 주요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그 사이 '태양광 골드러시'에 뛰어들었던 수많은 기업이 파산했거나 다른 회사로 팔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직한 투자'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자 인수를 통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왔다. 한화는 2010년 중국의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하면서 '한화솔라원'으로 사명을 바꾼 뒤 태양광 사업을 본격화했다. 2012년에는 파산한 세계 1위 태양전지 셀 제조업체인 '큐셀'을 인수했다.

이후 사업 체계를 정비하는 과정을 여러번 거친다. 굵직한 사례만 보면, 2015년에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한화큐셀로 통합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한화큐셀코리아와 한화첨단소재 합병 법인)와 한화케미칼을 합병하고 한화솔루션을 출범시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국내외 공장 증설 등 투자도 꾸준했다. 한화그룹은 2018년부터 5년 간 태양광 부문에 9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해 진천 2공장을, 2019년엔 미국 조지아 공장을 준공했다. 이에 따라 연간 10기가와트(GW) 수준의 셀 생산능력과 12.4GW 규모의 모듈 생산 능력을 보유했다.

한화큐셀의 '퍼크 셀'(PERC Cell, Passivated Emitter and Rear Cell) 누적 생산량은 전세계 1위 수준이다. 퍼크 셀은 태양광 셀에 유전(dielectric) 물질로 된 보호막을 삽입해 에너지 전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한화는 미국과 독일, 일본, 터키, 한국 등 세계 곳곳의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에너지 컨설팅 기관인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주거용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4.8%에 달했다. 3년 연속 1위다. 경쟁사들은 10% 안팎 수준에 그친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성장하는 시장에서 '기회 잡는다'…"기술력으로"

한화큐셀이 끈기로만 버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시장에서 통용되는 기술을 빠르게 내놓으며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예를 들어 한화큐셀의 '퀀텀' 기술은 △태양광 셀 후면에 반사막을 삽입해 태양광 셀의 효율을 높이는 '퍼크' △과열로 인한 화재를 막는 핫스팟 방지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정 최적화 등에 활용되는 트라큐(Tra.Q) 등을 제공해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퀀텀 기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퀀텀 듀오'를 통해 출력은 높이고 전기 손실은 최소화한 기술도 선보였다. 물리적 안정성을 더욱 높인 '큐피크 듀오'도 출시했다.

품질은 외부 기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평가 기관인 PVEL은 '모듈 신뢰성 평가'에서 한화큐셀의 태양광 제품을 검증해 '톱 퍼포머'(Top Performer)로 6년 연속 선정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글로벌 검증 기관 '티유브이 라인란드'(TUV Rheinland)가 진행한 태양광 모듈 품질 평가에서 업계 최초로 인증을 획득했다. 

서비스도 다양화하고 있다. 전기 생산부터 저장 및 관리에 이르는 주택용 태양광 솔루션 '큐홈', 잉여 전력을 거래하는 '큐홈 클라우드' 같은 서비스 등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가 결합된 태양광 솔루션, 태양광 발전소 개발, 풍력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날씨의 영향을 받는 태양광의 특성상 에너지 저장과 관리도 중요한 서비스 요소라는 점에서다.

그동안 쌓은 기술 경쟁력과 높은 점유율은 시장이 더욱 커졌을 때 진가를 발휘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은 친환경 정책을 내세운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뒤 태양광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2050년까지 미국 내 총 에너지의 50%를 친환경으로 대체한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태양광 시장의 성장세에 발맞춰 엄격한 품질 관리로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미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산업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아이폰의 애플이 대표적입니다. 꼭 전에 없던 것을 완전히 새로 창조하는 기업만을 뜻하진 않습니다. 후발주자였지만 기술과 전략으로 시장을 압도해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경우도 적잖습니다. 한국 기업 가운데도 꽤 있습니다. 비즈니스워치는 역경을 딛고 퍼스트 무버로 자리잡거나, 또 이를 향해 나아가는 'K-퍼스트무버' 기업 사례를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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