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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자가진단키트, '가짜 음성' 찾으려면?

  • 2022.02.09(수) 10:09

방역 당국, 오미크론 대응 방역 체계 전환
자가진단키트, 편의성·진단 속도↑ 정확도↓
"정확도 높이려면 진단키트 여러 번 사용"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방역 당국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맞춰 방역 체계를 개편했다. 새로운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에 따라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고위험군·우선순위 대상자만 받을 수 있다. 이외 검사 희망자는 자가진단키트에서 양성이 나와야만 PCR 검사를 받게 된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검사 체계 전환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자가진단키트의 낮은 정확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자가진단키트는 '가짜 음성(위음성)' 판정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감염을 확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보다 정확도를 높이려면 여러 차례 진단검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방역 당국은 지난 3일부터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를 본격 전환했다. 기존 누구나 받을 수 있던 PCR 검사를 고위험군·우선순위 대상자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PCR 우선 검사 대상자는 △60세 이상 고령자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은 사람 △밀접접촉자·해외입국자·격리해제 전 검사자 등이다. 나머지는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양성이 나온 경우에만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보건소나 병원 등 선별진료소에서 진행하는 코로나 진단검사는 PCR 검사다. 검체 속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를 증폭해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코로나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정확도는 높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3~6시간이 걸린다.

반면 자가진단키트는 검체 속 코로나19 바이러스 유무만 확인하는 신속항원검사로, 15~30분 정도면 결과를 알 수 있다. 쉽고 빠르게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PCR 검사보다 정확도는 낮다. 특히 감염자라도 증상이 미약하거나 검체를 제대로 채취하지 못하면 위음성이 나올 확률이 높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자가진단키트의 정확도가 낮은데도 검사 체계를 전환한 이유는 기존 PCR 검사로만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하루 확진자수는 3만명을 돌파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2월 말쯤엔 국내 확진자수가 17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행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신속한 진단을 위해 자가진단키트 사용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확진자가 위음성 판정을 받은 경우 감염 사실을 모르고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지난달 26일 입장문을 통해 "신속항원검사를 무증상자에게 전면적으로 도입하면 감염 초기 환자는 위음성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감염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자가진단키트 중 민감도가 높은 제품을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또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차례 진단검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가진단키트의 품질은 민감도와 특이도로 평가한다. 민감도는 감염된 사람을 양성으로 진단하는 비율이다. 특이도는 감염되지 않은 사람을 음성으로 진단하는 비율이다. 예를 들어 민감도가 90%라면 코로나 환자 100명을 검사했을 때 90명은 양성, 10명은 음성으로 나온다는 의미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현재 자가검사용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공식 자가진단키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 휴마시스, 래피젠, 젠바디, 수젠텍 등 5개사의 제품이다. 식약처는 민감도 90%, 특이도 99% 이상의 성능을 입증한 제품만을 허가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STANDARD Q COVID-19 Ag Home Test'의 민감도는 94.94%, 특이도는 100%다. 젠바디의 'GenBody COVID-19 Ag Home Test'는 민감도 96%, 특이도 99%를 보였다. 휴마시스와 래피젠의 제품의 민감도는 각각 92.9%, 93.1%였다. 최근 허가를 받은 수젠텍 제품의 민감도는 허가 기준인 90%를 조금 넘겼다.

다만 실제 의료현장에서 민감도는 더욱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 따르면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 자가 검사로 시행하면 20% 미만으로 낮아진다. 코로나19에 감염됐어도 절반은 걸러내기 어려운 셈이다.

진단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발표하는 민감도는 통제된 실험 환경에서의 통계 수치이기 때문에 실제 정확도는 더 낮을 것"이라며 "의료인이 아니면 검체 채취가 힘들 수 있고, 감염 초기 환자는 바이러스 양이 적어 정확도가 더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자가진단키트에서 가짜 음성이 나오면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도를 높이려면 여러 번 검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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